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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면왕김통깨를 개발한 세 명의 연구원.(왼쪽부터) 면개발팀 김도형 책임, 스프개발팀 김재욱 책임, 별첨개발팀 위기현 주임. [사진 출처 = 농심] |
특히 얼큰한 국물에 김 플레이크, 볶음참깨 토핑을 넣어 대중성과 차별성을 고루 충족했다. SNS에서는 면을 다 먹고 남은 국물에 밥과 계란 등을 넣어 만드는 '김통깨죽' 레시피까지 유행하고 있다. 라면왕김통깨 개발을 이끈 3인방의 얘기를 들어봤다.
라면왕김통깨 개발을 주도한 면개발팀 김도형 책임(농심 입사 18년차), 스프개발팀 김재욱 책임(17년차), 별첨개발팀 위기현 주임(2년차)은 지난 26일 신제품 흥행에 대해 "안도했다"고 입을 모았다. 국물라면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
김재욱 책임은 "출시 초기부터 영업쪽 직원들로부터 잘 팔리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면서 "생산공장에서는 휴일까지 작업을 한다고 해 인기를 실감했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세 연구원은 면, 스프, 별첨 모두 최적의 맛과 식감을 구현하기 위해 라면왕김통깨 개발에만 1년 가까운 시간을 쏟아부었다.
면의 경우 일반 유탕면(기름에 튀긴 면)으로 기획했다가 중간에 건면으로 바꿨다. 내부 테스트 결과 김에서 우러나오는 맛과 유탕면의 맛이 섞여 국물이 느끼해진다는 평가가 나와서다.
신라면블랙사발 개발에도 참여했던 면 전문가 김도형 책임은 "생각보다 빨리 알맞은 식감을 찾았지만 생산 공정 적용과정에서 구현이 안 돼 애를 먹었다"면서 "원하는 식감을 얻으려 밀가루만 20t 이상 썼다"고 떠올렸다.
스프 개발 역시 쉽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얼큰한 국물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기존 제품들과 차별화할 결정적 한방이 필요했다.
스프 개발을 담당한 김재욱 책임은 "대구와 멸치를 우려낸 해물육수와 소고기육수, 무, 콩나물, 대파를 우려낸 채소육수를 최적 비율로 맞춰 김통깨의 고소한 풍미를 완성했다"며 "시식만 300번 이상 했다. 한 번 먹을 때 보통 3~4개를 비교 시식하니 1000그릇은 먹은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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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면왕김통깨. [사진 출처 = 농심] |
라면왕김통깨의 또 한 가지 핵심 요소는 별첨이다. 별첨개발팀 위기현 주임은 "제품 콘셉트에 맞게 김과 통깨를 강조하면서도 스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양을 조절했다"며 "작은 김만 넣으니 지저분해 보여서 큰 김을 섞었고, 김과 통깨로 인한 다소 어두운 느낌을 살리기 위해 동결건조파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위 주임은 "부피가 큰 김을 작은 포장지 안에 많이 넣는 것도 어려운 작업이었다"며 "김, 통깨, 파를 300번 이상 뿌려보면서 포장 최적화를 찾았다"고 밝혔다.
이렇게 세 팀이 합심해 고소한 국물맛을 중심으로 한 라면왕김통깨를 탄생시켰다. 차별화된 풍미 덕에 SNS에서는 라면에 이어 김통깨죽까지 만들어 먹었다는 후기가 다양하게 올라오고 있다.
김재욱 책임은 "샤브샤브집에서 마지막에 죽을 먹을 때 김가루를 뿌려먹지 않냐. 우리도 김이 들어가니 남은 국물에 죽을 끓여먹기 좋은 스프를 개발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라며 "SNS에 김통깨죽을 먹기 위해 제품을 사 먹는다는 게시물이 있을 정도라던데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연구원들이 말하는 라면왕김통깨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김재욱 책임은 "콩나물을 한 주먹 넣어 같이 끓이면 전주식 콩나물국밥을 느낌이 나는
위기현 주임은 "김통깨는 풍부한 김맛이 특징이니 후첨토핑의 양을 조절해 각자의 적정 비율을 찾아보시길 바란다"며 "남은 후첨토핑은 버리지 마시고 꼭 김통깨죽까지 만들어 드셔보시라"고 추천했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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