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내부 지침과 규정대로 투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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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고랜드 / 사진=연합뉴스 |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국내 주식시장의 '큰 손' 격인 기관투자자들에게 과도한 추종 매매나 환매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또 금융당국은 기관들의 단기 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 과도한 자금 이탈이 있을 경우 시장 불안이 가중될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자금 동향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어제(27일) 오후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와 함께 국민연금 등 10여개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참석한 간담회를 열고 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토지주택공사 등 대표적인 기관투자자들이 모였으며, 은행권에서는 농협은행이, 보험권에서는 삼성생명이 참석했습니다.
지난 26일 소집이 이뤄진 지 하루 만에 열린 회의는 영상으로 진행됐습니다.
금유당국 관계자는 "자금 시장 안정을 위한 자산운용이 필요한 시기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향후 과도한 추종 매매나 평소 이상의 대규모 환매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기관들끼리 '어디가 자금을 뺀다더라' 이야기에 유동성을 서로 확보하려고 할 경우 시장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당국이 대응한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은 채권 매각과 펀드 환매가 필요한 경우에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최대한 시기를 분산해달라는 주문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융당국은 특히 MMF 등 단기자금 시장에서의 환매 자제를 강조했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MMF 시장에서는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매일 수천억원에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만 지난 25일에는 3300억, 26일에는 5400억이 각각 유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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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위원회/ 사진=연합뉴스 |
금융당국은 현재 MMF 시장에 큰 이상징후는 없지만, 기관들의 추후 유동성 확보 과정에서 환매 규모가 커질 경우 단기자금 시장의 추가 불안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MMF에서 대규모 환매가 일어날 경우 펀드에 편입된 CP 등을 매도하는 과정에서 채권시장이 다시 한 번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국민연금에는 정부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의 일환인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을 적극적으로 매입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P-CBO는 신용보증기금 등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 회사채와 대출채권에 보증을 제공해 발행하는 증권입니다.
P-CBO는 본질적으로는 중소기업 회사채지만 신보 보증으로 안정성이 최고 수준에 이르는데도 최근 시장 경색으로 매수세가 약해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금융당국이 이를 우려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바로 전날 신보의 P-CBO 5432억원 중 약 1400억원이 투자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다만 국민연금은 금융위의 매입 확대 요청에 '내부 지침과 규정에 따라 P-CBO에 투자하고 있다'며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외에도 금융당국은 자금시장 경색을 완화하기 위해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으나, 당국의 움직임만으로는 부족함이 있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자체적 노력과 역할도 잇따라 요구했습니다.
이에 은행들은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의 '캐피털 콜'(펀드 자금 요청)에 신속히 응하고 시중 자금의 '블랙홀'로 지적된 은행채 발행을 최소화하기로 한 상태이며, 증권업계도 유동성
미래에셋증권·메리츠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9개 대형 증권사는 업계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물량을 업계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소화할 방안을 찾기로 했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