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환 기자] |
서울우유협동조합(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 등 유업계 빅(Big)3 중 매일유업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여줬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8176억원을 올려 서울우유(9220억원)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고요. 3위 남양유업(4690억원)과는 격차를 더 벌렸습니다.
저출산 여파로 유업계 상황이 어려운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그래도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1위 자리를 바짝 뒤쫓고 있는 매일유업만의 전략은 어떤 게 있을까요.
↑ [사진출처 = 매일유업] |
유업계가 혼돈을 겪었던 지난해 1위 업체 서울우유는 1조8434억원이란 매출을 찍었습니다만 영업이익이 582억원으로 전년대비 2.1% 가량 감소했습니다. 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남양유업은 매출 1조원을 넘지 못했고, 적자 탈출에도 실패했지요.
↑ [사진 = 매일유업] |
매일유업은 그러나 우유 사업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위기 속 우유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이야말로 매일유업만의 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우유를 파는 회사로서 본업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내부적으로 공유돼 있다"며 "이를 위해 우유의 유통기한을 늘리는 한편 멸균 유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우유 상품 가치를 높인 예로는 상하목장과 소화가 잘되는 우유(락토프리 우유)를 빼놓을 수 없죠. 상하목장은 국내 유기농 우유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우유 속 지방 섭취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층을 공략해 우유의 지방함량을 0%, 1%, 2%로 세분화한 제품은 그야말로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을 개발한 사례입니다. 이밖에 대리점 중심의 기존 영업망을 온라인 중심으로 발빠르게 전환한 것도 성장 비결로 꼽힙니다.
↑ 김선희 매일유업 대표 [사진 = 매일유업] |
그 동안 김 대표가 발굴한 새 먹거리로는 아몬드 브리즈, 어메이징 오트와 같은 식물성 음료와 성인영양식 셀렉스 등이 있습니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는 두유보다 아몬드 음료가 더 잘 팔리는 것에 주목해 아몬드 브리즈를 출시했습니다. 아몬드 브리즈는 우유나 두유보다는 덜 진하지만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고요. 무엇보다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를 주로하는 2030세대 소비자들에게 크게 환영 받고 있지요.
성인 영양식 브랜드 셀렉스는 김 대표가 최근 힘을 싣고 있는 사업입니다. 단백질 보충제 뿐 아니라 뷰티, 장건강 등을 챙긴 건강기능식품 판매로 100세 시대를 대비하자는 복안에서죠. 실제로 매일유업은 지난해 10월 1일자로 매일헬스뉴트리션 신설 법인을 설립, 셀렉스만의 전문성 강화와 역량 집중하고 있습니다.
↑ [사진 = 매일유업] |
그럼에도 매일유업은 업계에서 적극적으로 분유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975년부터 앱솔루트 맘스쿨을 열어 출산을 장려하고, 건강한 육아문화 조성을 위한 관련 정보를 제공해오고 있고요. 2011년에는 업계에서 처음으로 모유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모유연구소에서는 지난 10여년간 실제 모유 2만건 이상, 아기똥 22만건 이상을 분석, 한국인 엄마 모유에 가장 가깝게 분유를 설계하기 위해 힘써왔는데요. 이같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앱솔루트 유기농 궁'을 최근 리뉴얼해 내놓았습니다.
유업계는 저출산 기조 속 환율과 물류비, 인건비 등으로 원가율마저 상승해 전반적으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우유를 사마시는 소비자층과 꾸준히 소통을 하려는 노력은 매일유업만의 또 다른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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