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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국내 18개 은행의 4분기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상 대출태도지수는 모두 -3으로 조사됐다. 지난 분기 각각 -6, -3으로 조사된데 이어 두 달 연속 음수를 기록한 것이다.
대출태도지수는 금융사의 여신 총괄책임자를 대상으로 기업이나 가계 대상 대출태도를 설문조사해서 도출한다. 100과 -100사이에 분포하며 지수가 양(+)이면 대출태도가 완화될 것이라고 응답하는 기관수가 많고, 음(-)이면 강화 응답이 많다는 뜻이다.
대출태도가 강화되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용채권시장에서 회사채가 팔리지 않고, 유동성 확보가 중요해지며 대출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돼 이같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4분기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수요 전망지수는 각각 6, 3으로 조사됐다. 이 지표 역시 양(+)이면 대출수요가 증가한다는 뜻이다.
대출 문턱이 높아진 배경엔 불확실한 경기상황에 따라 차주의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분기 대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17, 중소기업은 31로 전분기보다 모두 6포인트씩 상승했다. 한은은 "국내은행들이 대출건전성 관리 필요성과 불확실한 대내외 경기상황 등으로 전분기에 이어 4분기 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를 강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신용위험이 높아진 것은 기업뿐 아니다. 가계 신용위험은 4분기 42로 지난분기(33)보다 9포인트 높게 조사됐다. 2003년 3분기(44) 이후 1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금리도 덩달아 높아져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경기 둔화 가능성에 따른 일부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저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증대 등으로 가계 신용위험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가계들의 은행 대출 문턱은 오히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일반과 주택자금대출(가계주택)에 대한 대출 태도는 각각 19, 17를 기록해 전월(6, 8)보다 상승했다. 대출 이자 부담으로 가계의 신규 대출 수요가 줄어들어 금융기관 간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가계일반과 주택자금대출의 대출수요는 각각
한편 4분기 비은행금융기관 대출태도지수는 상호저축은행(-32), 상호금융종합(-38), 신용카드(-25), 생명보험(-20) 모두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경제여건이 좋지 않아 차주의 신용위험이 전반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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