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럼증은 뇌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와 말초(귀)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말초어지럼증은 청소년층에서 많지만, 중장년층을 거쳐 노인으로 갈수록 뇌혈관질환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뇌질환에 의한 어지럼증은 소뇌와 뇌간 혈관의 폐색 및 협착, 즉 뇌혈관 질환인 경우가 많으며, 말초어지럼증은 전정신경병증, 메니에르병, 양성돌발두위현훈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말초어지럼증의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고, 다만 바이러스감염, 유전적 소인, 면역반응, 그리고 미세 혈류장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말초어지럼증으로 진단된 환자의 뇌졸중 위험도는 급성 충수염(맹장염), 요석 등의 비혈관성 질환에 비해 1.7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응급실에서 진단된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양성돌발두위현훈 등의 말초어지럼증의 향후 뇌졸중의 위험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유럽신경저널(European Journal of Neurology·IF 6.288, 교신저자: 최정윤 교수)' 9월호에 'Risk of future stroke in patients with a diagnosis of peripheral vertigo in the emergency department'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게재했다고 25일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어지럼증센터에서 발표한 데이터 (Etiologic distribution of dizziness and vertigo in a referral-based dizziness clinic in South Korea, 2020, Journal of Neurology, IF 6.682, 교신저자: 김지수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에 따르면, 어지럼증은 매우 견디기 힘든 증상이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어지럼이 발병하면 많은 경우 응급실을 방문한다. 또한 응급처치와 정밀평가를 통해 말초어지럼증이 진단된 경우에도 많은 환자들이 향후 뇌졸중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우려한다. 실제 속귀(내이)나 전정(평형)신경은 뇌의 바로 옆에 위치해 뇌간과 소뇌를 지배하는 혈관으로부터 혈행을 공급받고, 미세 혈류장애가 말초어지럼증의 한 원인이기 때문에, 말초어지럼증 환자의 향후 뇌졸중의 위험도에 대해서는 임상의사도 궁금증이 많았다.
연구팀은 말초어지럼증의 뇌졸중 위험도는 시간에 따라 상이했는데, 증상 발생 후 1주 이내에 가장 높았고, 이후 1년까지도 이런 비혈관성 질환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고 밝혔다.
말초어지럼증에서 증상 발생 1주 이내에 뇌졸중 발생은 초기 진단의 오류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지만 1주부터 1년까지 지속되는 뇌졸중의 위험도는 말초어지럼증 발생에 미세 혈류장애의 역할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 같은 말초어지럼증 환자 중 뇌졸중 발병의 고위험군은 65세 이상의 고령자, 남성, 그리고 당뇨가 있는 경우로 조사됐다.
최정윤 교수는 "현재까지 어지럼증은 급성기에 뇌졸중, 뇌염증 등과 같은 위험한 원인에 대해 신속,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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