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3일 정 위원장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지재위의 발전을 위해 사퇴하게 됐다. 위원회를 전부 구조조정 하고 있는데, 위원장이 없는 상황에서 위원회를 재검토하는 게 더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현 정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위원회 구조조정은 필요하다"면서도 "지재위는 특수한 성격이 있어 조정의 대상이 된다기보다 조직 권한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는데 별 효과가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지재위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정치적으로 표가 되지 않는 분야다 보니 예산도 줄이고, 법적 지위를 격하시키는 게 낫겠다고 결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은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의 무기도 핵무기가 아니다. 우리의 무기는 반도체고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지재위는 직원들이 제대로 전문성을 갖추기 어려운 구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이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의 파견 기간은 1~2년에 불과하다.
정 위원장은 "공무원의 순환보직 기간보다 지재위 파견 기간이 짧다. 가장 전문성이 생길 수 없는 형태로 위원회가 운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재위 소속 직원을 두거나, 공무원의 파견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직언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 뿐 아니라 신준호 전 지재위 지식재산전략기획단장도 자리를 옮기며 지재위는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신 전 단장은 지난 13일 한국원자력협력재단 사무총장으로 취임했다. 지식전략기획단은 지재위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조직이다.
지재위는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장을 공동 위원장으로 하는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등을 수립·변경하고, 추진 현황 등을 점검하는 역할이다. 각 부처 장관과 특허청장 등 정부위원 13명, 산업계·학계·법조계 인사 등 민간위원 1
정 위원장은 지식재산권법 분야 전문가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해 영국의 런던정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회원이기도 하다. 지난 2020년 지재위원장으로 위촉돼 한 차례 연임했다.
[정희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