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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판교아지트(사옥) 내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23일 업계에 따르면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국내 만 10세 이상 스마트폰 이용자를 조사한 결과 사태 발생 하루 전인 이달 14일 카카오톡 이용자 수는 약 4112명, 사태 발생 다음 날인 16일에는 약 3905만이었다. 이틀 만에 207만여명이 이탈한 것이다.
같은 시기 라인, 텔레그램, 페이스북메신저 등 다른 메신저 이용자 수가 증가했다. 라인은 지난 43만명에서 128만명으로 85만명이 늘었고, 텔레그램은 106만명에서 128만명으로 22만명 증가했다.
그런데 이탈은 오래가지 않았다. 카카오톡 기능이 대부분 정상화 된 17일 이용자가 다시 4000만명을 넘어서더니 18일에는 4093만1824명까지 회복됐다. 사실상 원상복귀 된 셈이다.
이용자들은 메신저 전환이 어려운 이유로 이미 카카오톡에서 영위하던 서비스를 다른 메신저가 오롯이 대체할 수 없는 점과 메신저 앱 특성상 대화 상대가 갈아타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점 등을 꼽았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29) 씨는 "친구들이 여전히 카카오톡을 쓰고 있어서 나만 바꾸면 의미가 없다"라며 "옮겨 타려면 다 같이 옮겨야한다"라고 말했다.
소설가인 박모(32) 씨 역시 "대화기록, 친구목록 등 지금까지 쌓인 데이터가 아까워서 못 갈아탔다"라면서 "전화번호는 모르는 데 카카오톡에 추가돼 있는 지인이 상당히 많은 것도 이유"라고 전했다.
카카오톡을 설치만 해놓고 자주 쓰지 않는 이용자가 먹통 사태의 영향을 덜 받는 것도 이유였다.
박사과정생인 이모(33) 씨는 "솔직히 고백하자면 카톡이 먹통 돼도 딱히 불편하지 않았다"라며 "단체 채팅방이 조용해서 아쉬웠을 뿐 문자로 대신했다"라고 전했다.
영업사원인 이모(33) 씨는 "업체 사장님들은 카카오톡이 설치돼있어도 텍스트 자체를 기피해서 평소에도 전화로 소통한다"라며 "개인적으론 카카오톡 자체보다 연동된 게임을 못해서 불편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이유로 카카오톡이 쉽게 국내 메신저 1위 지위를 잃지 않을 거라고 분석했다.
정호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메신저는 다수의 이용자 연결성이 핵심"이라며 "일부 이용자가 서브 메신저로 라인을 사용할 가능성은 있으나 여전히 카카오가 주력 메신저의 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화재로 국내 메신저 시장의 경쟁 구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그런 리스크는 크
한편 지난 3월 대표로 취임한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사임 의사를 밝혔다. 남궁 대표는 대표직을 내려놓지만, 사태 수습은 계속 해나갈 예정이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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