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달 10일 제주시 도두동 무지개 해안도로에서 나들이객들이 산책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제주도의 한 렌터카 업체에서 근무하는 30대 매니저 A씨. 일본 정부의 무비자(사증 면제) 관광 재개 발표 후 예약 현황이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단체 여행객의 승합차 수요가 있어 가을까지는 큰 타격이 없을 것 같다"며 이같이 답했다.
A씨는 이어 "상반기보다 할인율을 높이면서 최근 수익성이 떨어진 건 사실"이라며 "특히 승용차 대여 수요가 줄어들 것만 같아 걱정스럽다. 지금쯤이면 겨울철 예약이 하나둘씩 생겨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의 무비자 관광 재개 선언 후 여행객들의 수요가 일본에 집중되면서 여행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직 제주도 여행객 수가 감소했다는 뚜렷한 지표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이맘때 속속 이뤄져야 할 겨울 여행 예약이 예년보다 부진하다는 후문이다.
![]() |
↑ 지난달 22일 오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여름 휴가철이었던 지난 8월까지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수준을 유지했으나 여행업계에서는 이르면 올가을, 늦어도 겨울부터는 제주 여행객 수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일본과 동남아 등 가까운 해외 여행지가 인기인 것과 달리, 제주는 예약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숙박 플랫폼 관계자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겨울 휴가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최근 일본 관광 재개 소식이 들린 뒤로 그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19 팬데믹 때 제주를 다녀온 이들이 올겨울에도 굳이 제주로 향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특급호텔들이 가격을 많이 낮췄는데도 객실 예약이 안 이뤄지는 경우가 좀 있다"며 "프로모션이 끝날 때까지 예약이 안 되면 일단 마감이라고 적고, 다른 플랫폼에서 더 저렴하게 같은 방을 내놓기도 한다. 어떻게든 예약률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코로나19 확산 후 국내 여행객들에 힘입어 특수를 누렸던 제주 렌터카 업체들도 대폭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일부 업체의 경우 정상가보다 70~80% 할인해 승용차·승합차를 대여해주는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한 렌터카 업체 관계자는 "봄이나 상반기 황금연휴 때는 전기차, 외제차, 오픈카 할 것 없이 모두 예약이 마감돼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었다"라며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그때보다 예약률이 감소한 건 맞다"고 말했다.
![]() |
↑ 일본이 한국인 무비자 관광을 허용한 후 첫 주말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카운터에서 탑승객들이 김포~하네다 항공편 탑승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노랑풍선에 따르면 10월 중 관광을 떠나는 여행객의 40%가 일본과 서유럽으로 향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예약 순위를 지역별로 살펴본 결과 ▲서유럽 13.9% ▲규슈 10.6% ▲튀르키예 9.7% ▲오사카 8.6% ▲도쿄 7.8% 순으로 나타났다.
노랑풍선은 이와 관련, 일본 정부가 각종 입국 규제를 완화함에 따라 여행객들의 수요가 몰렸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는 이달 11일부터 외국인 여행객의 무비자 입국과 개인 자유여행을 허용한 바 있다.
또 기존에 5만명으로 상한을 뒀던 일일 입국자 수 제한 조치도 2년 7개월여 만에 폐지했다. 노랑풍선에 따르면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일본 여행 관심도는 전월보다 144% 증가했고, 지난 1~13일 집계된 패키지 상품 예약률도 전월 동기보다 2.5배 증가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제주 지역의 물가와 최근 엔저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