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급속도로 오르는 가운데 강원도 레고랜드의 부도 여파로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사와 증권사를 중심으로 연쇄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채권안정펀드'를 투입하고 강원도가 진화에 나섰지만 불안감은 쉬 꺾이지 않습니다.
김동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5월5일 강원도 춘천시에 문을 연 레고랜드.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해 2,050억 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를 발행했던 강원중도개발공사가 상환을 못 해 최근 부도 처리됐습니다.
보증을 섰던 강원도는 오히려 법원에 회생신청을 해 어음을 샀던 투자 금융기관들이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 인터뷰 : 금융업계 관계자
- "강원도의 보증은 신용등급이 트리플A이에요. 나라가 망해야 돈을 떼인다는 건데 그걸 안 갚는다고 했으니 앞으로 누굴 믿어요. 말 그대로 패닉이에요."
게다가 한국전력과 시중은행들이 높은 금리로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시중 자금을 빨아들이자, 일반 기업은 돈을 조달할 길이 막혔습니다.
특히 원자재값 상승과 분양 저조까지 겹친 건설사들과 부동산 시행사업에 투자했던 증권사들도 위기라는 소문이 채권시장에 급속히 퍼지면서 '돈맥경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금융당국은 서둘러 채권시장안정펀드를 투입해 급한 불을 끄기로 했습니다.
▶ 인터뷰 : 강석훈 / 산업은행 회장 (어제 국정감사)
- "(채안펀드가) 1조 6천억 원이 남은 상태인데요. 조속히 투입해 레고랜드발 ABCP 자금경색 국면에 즉각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강원도 역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시장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 김진태 / 강원도지사
- "중도개발공사 변제불능으로 인한 보증채무를 반드시 이행할 것입니다. 늦어도 2023년 1월 29일까지 이행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보증채무 이행을 위한 지급금의 예산안 편성을 하겠습니다."
하지만, 경기침체속에 회사채 금리는 계속 오르고,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서도 환매가 일어날 조짐이어서 시장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MBN뉴스 김동환입니다.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