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SK가 갈등을 빚는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가 화재 진압을 위해 전원 차단이 적절했냐는 문제가 있습니다.
24시간 전기가 공급되어야 역할을 하는 데이터센터에 적합한 화재 대응 매뉴얼이 없었던 점이 아쉬운 이유인데요.
정부는 이제야 관련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긴급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혁재 기자입니다.
【 기자 】
전기가 끊기면 먹통이 되는 기간 통신 시설들.
2018년 KT 화재 사건 이후 기간 통신 시설에 대한 대비책을 놓고 수많은 논의가 오갔지만, 정작 데이터센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매뉴얼도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당국이 참조한 메뉴얼은 배터리 화재 대응 방법.
화학약품 진화를 시도하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물로 냉각시키라고 적혀 있습니다.
▶ 인터뷰(☎) : 소방 관계자
- "리튬 이온 배터리 화재 같은 경우에는 대응 매뉴얼에도 그렇게 나와 있고요. 전력을 차단하고 화재 진압하게 돼 있습니다."
배터리 진화 매뉴얼에는 건물 전력 차단 범위가 나와 있지 않았고, SK C&C도 화재가 발생한 지하 3층만이 아닌 전체 빌딩 전원을 차단했습니다.
24시간 전기가 공급되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에 맞는 진화 방법은 소방당국도 해당 업체도 없었습니다.
정부도 뒤늦게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데이터센터 사업자들과 화재와 같은 비상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세부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 인터뷰 : 박윤규 / 과기정통부 제 2차관
- "재난상황에서도 데이터 센터가 끊김 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전력, 소방 등에 대한 보호조치 기준을 구체화하고 정기적인 점검과 대비가 가능하도록…."
초연결사회와 4차산업 혁명 등 화려한 청사진을 내걸었던 정부와 기업들.
그 청사진을 뒷받침하는 필수 시설에 대한 맞춤형 재난 대응 방안은 없었던 만큼 '뒷북 대응'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취재: 이권열 기자·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이주호
그 래 픽: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