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안에 개와 뱀을 풀어놓은 이유는

↑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에 도입된 로봇개 스폿.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정유공장 안을 로봇개와 로봇뱀이 돌아다니며 가스 누출이 없는지 점검한다. 미래 공장이 아닌 조만간 SK이노베이션 울산 공장에서 펼쳐질 풍경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 울산콤플렉스(CLX)에 사고 사전 방지를 위한 지능형 로봇을 도입한다고 20일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이번에 도입하는 로봇은 로봇개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4족보행 로봇 '스폿(SPOT)'과 뱀이 기어가는 듯한 모습을 한 '가디언S'다.
두 로봇은 서울 여의도 3배 면적에 달하는 826만㎡(약 250만평) 넓이의 SK 울산CLX에서 시설 안전 점검 용도로 활용된다. 이곳 파이프라인 길이는 60만㎞에 달해 구조 상 사람이 직접 들여다 보기 힘든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로봇개 스폿은 시·청각 능력을 갖고 있고 물건을 잡거나 옮기는 등의 물리적 임무도 가능하다. 로봇뱀 가디언S는 직선은 물론 S자 형태로 기어 다닐 수 있고, 자성을 갖고 있어 금속 벽과 계단도 오르내릴 수 있다. 두 로봇 모두 카메라를 장착해 배관·설비 사이 틈처럼 사람이 들어가기 어려운 부분을 확인하게 된다.
이들 두 로봇은 울산CLX의 공정들을 순회하며 온도·가스 누출여부 등 시설의 안전상태를 확인하고, 사람의 오감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소음·진동 측정에도 나선다. 향후 기능을 고도화해 화재 초기진압, 시설물의 3차원(3D) 스캐닝과 같은 특수 분야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오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