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 앞.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건보 재정이 내년에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재정 적자 증가세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전략본부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건보 적용 인구는 5139만6000명으로, 지난해(5141만2000명)보다 소폭 줄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 건보 진료비는 50조845억원으로 1년 전(44조8823억원)과 비교해 11.6% 급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건보 진료비가 50조원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상반기 건보 진료비는 2016년 31조1255억원, 2017년 33조9858억원, 2018년 36조7803억원, 2019년 41조9830억원, 2020년 42조3098억원에 이어 지난해 44조8823억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문재인 케어 적용 전인 2016·2017년과 올해를 비교하면 각각 60.9%, 47.4% 증가했다.
문재인 케어란 문재인 정부 때 시행된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이다. 초음파·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을 급여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를 통해 급여 항목을 조정해 건보 지출을 합리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절반에 가까운 건보 진료비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게 투입됐다. 6월 말 기준 65세 이상에게 들어간 건보 진료비는 21조4717억원으로 전체의 42.9%를 차지했다.
빠른 고령화로 인해 65세 이상에게 투입되는 건보 진료비 비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올 상반기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44.2%)와 비교하면 1.3%포인트 낮아졌지만, 2016년(38.7%)과 비교하면 4.2%포인트나 상승했다. 건보 진료비에서 65세 이상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처음으로 40%를 넘겼다.
6월 말 기준 65세 이상의 1인당 월평균 진료비는 42만3284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 늘었다. 전체 인구 기준 1인당 월평균 진료비(16만2428원)의 2.6배 수준이다.
건보 진료비 증가 추세는 문재인 케어의 여파와 고령화의 영향이 맞물려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향후 건보 재정 상황이 점차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건보 수지는 내년 1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건보 수지 적자 규모가 2024년 2조6000억원, 2025년 2조9000억원, 2026년 5조원, 2027년 6조8000억원, 2028년 8조9000억원 등으로 점차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건보 수지는 2018년 -2000억원, 2019년 -2조8000억원, 2020년 -4000억원으로 적자였다가 지난해 2조8000억원, 올해 1조원 등 잠시 흑자를 낸 후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건보 재정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방법으로는 건보 국고지원 연장·확대, 건보 국가 기금화 등이 거론된다. 건보 국고지원은 현행법의 일몰 조항에 따라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에 일몰 조항을 폐지하거나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 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건보를 기금화해 운영 계획 수립과 결산 과정에서 국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건강보험 기금을 설치하고 복지부 장관이 관리·운영하도록 하는 법 개정안 또한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희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