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의 여파로 국내 기업들이 에너지저장장치(ESS)안전 점검에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포스코 등 ESS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이 일제히 안전 점검에 나선다. 이번 화재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됐던 UPS(부정전전원장치)는 ESS의 일종으로 데이터 센터는 물론 발전소와 대형 공장, 병원 등 사회 주요 시설마다 설치되어 있다. ESS는 남는 에너지를 저장해 필요할 때 내보내는 장치로 전력 수급은 물론 비상 발전 전원으로도 쓰인다. 하지만 화재 시 피해가 막대하다보니 기업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자체 점검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에도 ESS 공급처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체계가 작동중"이라며 "공급 현황부터 전체 서비스까지 총체적인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SS를 설치해 운영하는 기업들도 사고에 대비한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최고경영층 주재 회의를 전격 진행했다. UPS와 소방 등 안전 점검을 강화하고 출입 보안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 시설에 대한 안전 컨설팅을 받는 것도 검토하고 나섰다.
지난달 초 인천 공장 내 ESS 시설에 화재 피해를 입은 현대제철은 사고 이후 ESS 관리에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장비 전반에 대한 점검은 물론이고 화재 시 안정적인 백업 기반 구축 등에 대해서도 대안을 마련해 둔 상태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부문 전력기기 수주사업을 많이 진행 중인 LS일렉트릭은 ESS 장비 화재에 대한 방지책도 갖춘 상황이다. LS일렉트릭은 ESS 화재 원인으로 꼽히는 배터리 과열 현상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솔루션을 2년 전에 개발한 바 있다. 이는 광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온도를 측정한 뒤 일정 수준 이상 과열이 발생하면 ESS 가동을 중단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도 배터리 온도를 측정해 왔지만 일정 온도가 넘어가면 모듈 손상이 발생해 명확한 과열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LS일렉트릭이 개발한
배터리 관련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ESS 시장 규모는 2019년 11.1GWh에서 2025년에는 94.2GWh로 연평균성장률이 42.8%에 이른다.
[이윤재 기자 /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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