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푸르밀 페이스북] |
닉네임 '가나초코최애'인 푸르밀 직원은 "푸르밀은 나의 첫 직장이다. 그리고 이곳은 곧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며 푸르밀 제품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어릴 때 마시던 검은콩 우유, 엄마가 마트 다녀오실 때마다 사오셨던 비피더스, 기분이 울적한 날마다 자신을 위로해줬던 가나초코우유… 이런 건 어떻게 만들어질까, 이런 건 누가 만드는 걸까, 늘 궁금했었다"며 "더 이상 소비자가 아닌 관리자로 나의 추억과 애정이 담긴 제품을 다룬다는 게 설렜기에 부푼 기대감을 안고 입사했다"고 적었다.
이어 "하지만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 내가 상상하던 회사 모습이 아니었다"며 "잘 나가던 제품도 몇 년째 매출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윗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졌고 직원들의 사기와 의욕도 점차 낮아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리저리 치이며 버티고 버티다 결국 문을 닫는다"며 "참 많이 아쉽고 슬프다"고 했다.
푸르밀 직원은 "우리 회사가 사라진다는 소문이 언제 퍼졌는지 아쉬워하는 사람들, 대량구매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며 "관리자로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때로는 날카로운 지적을 듣고 때로는 달콤한 칭찬을 들으며 희로애락을 느끼면서 일할 수 있었던 건 그대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어 "가장 아쉽고 속상한 건 우리 직원들이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추억이었다'고 말해주는 소비자님들, 지금까지 푸르밀 제품을 사랑해줘서 참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러면서 "제품들은 곧 세상에서 사라지지만 우리 제품에 담긴 개개인의 추억은 오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자신 역시 "수많은 소비자들의 손길을 가슴 한켠에 오래 남기겠다"고도 했다.
이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글만 읽어도 울컥하네", "주인의식을 갖고 일했던 게 느껴진다", "더 좋은 곳으로 가서 다음 직장에서 꽃길만 걷길" 등 댓글을 달며 응원했다.
댓글이 많아지자 해당 글을 쓴 직원은 "이렇게 많은 위로를 받을 줄 몰랐는데 공감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하다"며 "우리 제품을 이제는 못 즐기게 되어 아쉽다는 분들께는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생산 중인 물량까지는 판매 예정이니 발걸음 해주시어 마지막을 함께 추억해 달라"고 했다.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한 푸르밀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 결국 내달 30일을 끝으로 사업을 접게 됐다.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푸르밀은 "회사는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4년 이상 매출 감소와 적자가 누적돼 내부 자구노력으로 회사 자산의 담
회사가 통보한 사업 종료 및 정리해고일은 11월 30일이며 정리해고 대상은 일반직과 기능직 370여 명이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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