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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MTC 메모리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 제공 = YMTC] |
17일 닛케이 등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애플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국 의회의 압박 등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당초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을 중심으로 YMTC에서 생산하는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사용을 검토했다. 일각에서는 보급형을 중심으로 궁극적으로 40% 가까운 물량에 YMTC의 낸드플래시를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애플이 YMTC 제품 도입을 고려한 것은 중국 시장 점유율 확대와 원가비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함이다. 아이폰은 중국 시장 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살아남은 외국산 스마트폰이다. 최근 시장 점유율은 16% 수준으로 중국 기업 비보와 오포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중국산 메모리까지 사용한다면 현지 정부의 견제를 피해 사업을 확장하는 데 용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또 다른 이점은 낸드플래시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함이다. 그동안 애플은 SK하이닉스와 일본 키옥시아에서 생산한 낸드플래시 제품을 공급받아왔다.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경쟁사인 삼성전자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30%대 점유율을 가진 1위 사업자라는 점이다. 삼성을 제외한 가격 협상 테이블에서 선택지가 좁은 애플은 그동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가 비교적 어려웠다.
반면 YMTC 제품은 중국 정부의 보조를 등에 업어 시장 가격보다 20%정도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애플은 공급선 다변화를 통해 SK하이닉스·키옥시아와의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IT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YMTC의 낸드플래시 완성도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자체 소프트웨어 기술로 어느정도 성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이번 도입 보류 결정으로 인해 SK하이닉스는 일단 안도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낸드플래시 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애플과의 가격 협상력까지 약해질 경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애플의 이번 결정은 미국 상무부의 장비 수출 통제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 미국 기업이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 주요 반도체를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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