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한국은행 `인플레이션 어조지수`와 소비자물가상승률 추이 [자료 제공 = 한국은행] |
이날 한은은 최근 개발한 인공지능 언어모형을 이용한 인플레이션 어조지수와 그 의미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이 개발한 '어조지수'는 인공지능을 통해 물가 관련 뉴스 기사속 어조를 분석해 수치화한 지표다.
기사속 물가에 대한 진단과 전망은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주는 등 의미가 있다. 그러나 수치가 아닌 텍스트라는 한계상 그동안 활용이 제한적이었다. 이가운데 최근 분석기법 발전으로 주요국 중앙은행과 연구기관이 텍스트 데이터를 경제상황 판단과 통화정책 기조에 활용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한은은 지난 20년간 온라인 포털사이트에서 물가 관련 뉴스 기사 188만개, 문장 6406만개를 수집했다. 이중 5000개의 문장을 추출해 각 문장이 현재와 미래 물가흐름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분석했다. 인공지능이 이를 인플레이션 상승·중립·하강으로 분류해 데이터화하도록 훈련하도록 했다. 최종 도출된 어조지수는 문장들 속 인플레이션 어조의 평균값을 나타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상반기 뉴스에서 추출된 지수는 -0.2에 근접했고, 고물가 행진이 이어졌던 올해 2분기 평균은 0.561로 도출됐다.
한은에 따르면, 어조지수는 물가흐름을 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조지수의 변곡점은 소비자 물가상승률 변곡점을 1~2분기 시차를 두고 선행해 물가 추세 판단에 활용활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어조지수는 여러 물가지수를 선행했다"며 "인플레이션 전망에도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한은은 지수상 국내 물가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지난 5월과 6월 지수는 각각 0.557, 0.587로 치솟았다가 7월 0.34로 안정됐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지난 6~7월 각각 6%, 6.3%로 23년 7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다음달 5.7%로 한풀 꺾였다. 정부도 '10월 물가정점론'을 내세우며 물가가 안정세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어조지수의 흐름은 정부 예측과 차이가 있다. 8월엔 0.281로 하락했지만 지난달 다시 상승(0.286) 흐름을 탄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7~8월 데이터를 넣으면 3분기 지수는 소폭하락하고 이는 최근 기대 인플레이션과 비슷한 추세"라면
한은은 향후 인공지능 언어모형을 통해 텍스트 데이터를 다양한 경제분석에 활용하고, 문서 요약, 분류 등 업무 생산성 제고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