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은행 정기예금에 몰려…9월에만 약 36조 원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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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붙은 정기 예탁금 현수막. / 사진=연합뉴스 |
최근 한국은행이 두 번째 '빅 스텝'을 단행하며 시중 은행들의 예금 금리도 연 5%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한은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금 금리가 잇따라 오르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되돌아오는 '역 머니무브' 속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한은의 두 번째 빅 스텝으로 주요 시중은행들은 일제히 예·적금 금리를 0.3∼1%P(포인트) 상향 조정했으며, 이에 따라 시중 은행들의 대표 예·적금 상품을 기준으로 금리가 연 5% 가까이 올랐습니다.
14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대표 예금 상품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곳은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이었습니다.
하나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하나의 정기예금'은 기준금리 인상 전후로 시장금리를 반영해 1년 만기 기준 연 4.60%의 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도 별다른 우대조건 없이 연 4.60% 금리를 제공합니다.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는 지난달 대비 1%포인트 오른 연 4.55%, 우리은행의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기본 금리만으로도 1년 만기 기준 연 4.52%를 적용합니다. 국민은행의 대표 예금 상품 'KB Star 정기예금' 금리도 연 4.18%로 조사됐습니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예대금리차 공시를 의식해 과도하게 수신 금리를 올리는 것 같다"며 "저축은행 업계 역시 금리 인상 대세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잇달아 올리는 만큼, 시중 자금이 은행으로 되돌아오는 '역머니무브' 흐름은 더 빨라질 전망입니다. 역머니무브는 시중자금이 증시 등 위험자산에서 빠져나와 은행 등 안전한 투자처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은행 내에서도 금리가 낮은 수시입출식예금에서 정기예금 등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천245조 4천억 원으로 8월 말보다 36조 4천억 원 증가했습니다.
특히 정기예금이 32조 5천억 원이나 급증했는데,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
10월 빅 스텝에 이어 11월 한은 금통위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만큼, 5%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은행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더욱 쏠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지털뉴스부 오서연 인턴기자 syyoo98@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