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구리 한마리 몰고 가세요"…불혹 맞은 농심 '너구리' 누적 판매량 60억개 돌파

↑ 농심의 우동라면 `너구리`가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았다. 너구리는 1982년 11월 출시 이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60억6000만개가 판매됐다. [사진 제공 = 농심]

국내 최초의 우동라면 농심 '너구리'가 올해로 출시 40주년을 맞은 가운데 누적 판매량이 60억개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 한 개당 면발 길이가 40m임을 감안하면, 그동안 판매한 제품의 면발을 한 줄로 이으면 2억4000만㎞로 지구에서 화성까지도 갈 수 있는 거리가 된다.
16일 농심은 너구리가 1982년 출시 후 올해 3분기까지 지난 40년 동안 누적 60억6000만개가 판매됐다고 밝혔다. 농심은 "전 국민이 약 120개씩 먹은 셈"이라며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2조4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너구리는 농심의 최장수 라면 브랜드로 지난해도 연 매출 약 100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오랜 기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얼큰한 해물우동 국물, 오동통하고 쫄깃한 면발 등 일반 라면과 차별화된 새로운 맛으로 출시 초반부터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에는 국제 상을 휩쓴 영화 '기생충'에 농심의 짜장라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 만든 '짜파구리'가 등장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로 너구리는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RtA'로 불리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RtA는 너구리 포장지를 거꾸로 뒤집으면 알파벳 R, t, A와 비슷하다는 데서 붙여진 별명이다.
너구리의 트레이드 마크는 국물맛을 내는 핵심 재료인 완도산 다시마다. 농심은 국요리를 할 때 깊고 진한 해물맛을 내기 위해 다시마를 활용해 육수를 낸다는 점에 착안해 국내에서 가장 생산량이 많고 품질이 좋은 완도산 다시마를 별도 가공 없이 통째로 넣어 해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너구리를 완성했다.
너구리의 역사와 함께 이어온 농심의 40년 완도 다시마 사랑은 어민들의 안정적인 소득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상생경영 사례로도 꼽힌다. 농심은 매년 평균 400t의 금일도 다시마를 꾸준히 구매하고 있는데, 누적 구매량이 1만6000여t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너구리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예년보다 10% 이상 늘어난 450t을 구매했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라면시장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너구리가 신라면의 뒤를 이를 글로벌 K푸드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송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