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역사상 초유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두차례나 단행하며 인플레이션 파이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이창용 한은 총재가 "중앙은행 총재가 업무를 수행하는데 그 어느때보다 어려움이 많은 시기"라고 토로했다. 특히 논란을 빚고 있는 포워드가이던스(사전예고지침)에 대해선 시장이 자신을 발언을 곡해했다며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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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우선 이 총재는 포워드가이던스 논란을 언급하며 "미래 금리경로에 대해 가급적 언급을 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왔던 오랜 방식에서 벗어나기엔 현실적으로 커뮤니케이션서 여러 애로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정도, 어느 속도로 이런 관행을 변화시켜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변화는 어려운 것임에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지난 7월 사상 첫 빅스텝을 밟은뒤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겠다"며 시장에 기준금리 인상폭을 제시하는 초유의 발언을 했다. 한국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포워드가이던스였다. 그동안 기준금리와 관련해 한국은행 총재는 물론 금융통화위원들이 이를 사전에 언급하는 것은 사실상 금기시돼왔다. 미국 연준 위원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E) 개최 2주전부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도 금통위 개최 1주일 전부터는 대외 메시지를 금지하는 '블랙아웃' 기간이 있다.
특히 지난 7월 이 총재의 발언뒤 원화값 폭락세가 이어지자 이 총재의 발언이 이를 부추긴게 아니냐는 비판이 거셌다. 이 총재는 "금통위의 생각을 시장과 보다 투명하게 소통하기 위해 지난 7월 당분간 0.25%포인트 인상을 베이스라인 시나리오로 하는 포워드가이던스를 시장에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9월 들어 원화가치가 급락하자 금리인상폭을 미리 제시하면서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에 대한 기대 강화로 환율 절하를 심하시켰는다는 비난이 거셌다"고 설명했다. 9월 원화값은 전달에 비해 5.5%나 떨어졌다. 강달러에 주요국들의 통화가치가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화는 그중에서도 유독 절하폭이 컸다. 이 총재는 "포워드가이던스를 제시할때 9월 FOMC 결정을 보고 다시 고려할 것이라고 조건부로 이야기했다"며 "설명에도 불구하고 베이스라인 시나리오를 조건부로 받아들이기보다 서약이나 약속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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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 총재는 한국 현실에서 최적의 정책조합을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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