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에너지부(DOE)가 자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최근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과 일제히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 IRA법안이 통과된 이후 미국 진출 국내 기업들의 애로 사항이 커지는 가운데, 주무 부서인 미국 DOE가 국내 기업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자국 내 전기차 산업과 이차전지 사업 등을 총괄하는 부서로, 한국 업체들의 미국 진출과 투자 등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다.
13일 재계 등에 따르면 미국 DOE가 국내 배터리 3사와 만나 IRA 관련한 국내 기업의 현안을 점검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DOE는 국내 배터리 3사 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포스코케미칼 등 주요 배터리 소재 업체들도 일제히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IRA과 관련한 애로 사항 등을 전달하고, DOE는 이를 청취하는 자리였다"며 "국내 기업이 미국 정부를 상대로 고충을 전달했지만, 향후 미국 정부가 어느 정도 반영할지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DOE와의 면담에 참석한 국내 기업 인사들은 실무진과 임원급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이번 면담을 두고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지만 IRA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한국 기업의 고충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시그널'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며 IRA와 관련해 한국 기업에 대한 배려 의지를 보여준 바 있다.
IRA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서만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북미 지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 광물을 일정 부분 이상 사용해야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조항을 담고 있다. 이 조항으로 인해 현대차·기아 등 자동차 기업은 물론 배터리 기업과 배터리 소재 기업 등은 일제히 비상이 걸렸다.
현대차·기아는 아이오닉5·EV6 등의 전기차를 한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다보니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이같은 여파로 지난달 현대차 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월보다 13% 감소한 상황이다.
미국에 일제히 진출한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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