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감사"…그리스 최대 해운사가 200만달러 전달한 사연

↑ 지난 10일(현지시간) 그리스 현지에서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왼쪽)이 마리아 안젤리쿠시스 안젤리쿠시스그룹 회장으로부터 특별 기부금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그룹으로부터 기부금 200만달러(약 28억원)를 받았다. 안젤리쿠시스 그룹이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대우조선해양을 격려하기 위한 목적이다.
11일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현지에서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마리아 안젤리쿠시스 안젤리쿠시스그룹 회장을 비롯한 양사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 기부금 200만달러 전달식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안젤리쿠시스그룹은 "지난 6~7월 하청지회 파업으로 생산의 어려움을 겪었던 대우조선해양 상황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공정 만회를 위해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 노력에 감사하는 차원에서 기부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기부금은 '그리스 선박왕'이라 불렸던 존 안젤리쿠시스 전 회장의 이름으로 전달돼 눈길을 끌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전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에게 키다리 아저씨로 통한다"며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워크아웃 시기,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수주 절벽 시기, 2015년 유동성 위기 등의 상황에서도 대량 발주를 해서 회사를 크게 도와줬다"고 말했다.
양사는 이번 기부금 전달로 서로의 돈독한 관계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됐다. 조선·해운업계에서도 양사의 신뢰관계는 유명하다. 이들의 첫 인연은 지난 1994년의 계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최근까지 대우조선해양은 선박 118척을 수주해 안젤리쿠시스그룹에 건넸다. 수주 금액만 136억달러, 한화로 20조원에 달한다.
단일 조선사·선사 사이에서 118척의 수주 계약을 맺은 것은 조선·해운업계에서도 이례적이다. 그만큼 양사의 신뢰가 두텁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안젤리쿠시스그룹은 최근 10개월새 LNG 운반선 8척을 발주하기도 했다.
마리아 안젤리쿠시스 회장은 "아버지가 생전에 가장 아꼈던 비즈니스 파트너는 대우조선해양"이라며 "기부금은 아버지 유지에 따라 직원 복지를 위해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박 사장도 "각별한 애정과 관심에 대해 전 임직원을 대표해 감사드린다"며 "세대를 초월한 파트너십으로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품질의 선박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성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