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강화 추세와 고금리·고물가·강달러 여파로 위기를 맞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의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5년간 중소기업의 자유무역협정(FTA) 피해는 2098억에 달하는데 비해 올해 중진공의 무역조정기업 컨설팅 지원은 단 1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노용호 의원실이 중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5년간 무역조종신청 융자-컨설팅 지원현황'에 따르면 2020년 66건에 달했던 융자 지원은 2021년 39건으로 줄어든데 이어 올해 8월까지 20건으로 급감했다. 특히 경영회복을 돕기위한 컨설팅 지원건수는 올해 0건으로, 중소기업 지원정책이 단순히 돈만 빌려주는 유명무실한 제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고물가 후폭풍으로 시계제로의 상황에 쳐해있다. 유가 급등과 곡물가격 인상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올해 내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는 연이은 금리 인상 카드로 전세계 경제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특히 최근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국내 자동차·반도체 등 수출기업의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측되며 관련 중소기업들의 초조함이 커지고 있다. 실제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한계기업수는 2019년 1891개에서 지난해 2372개로 2년만에 25.4%나 급등했다.
이처럼 벼랑끝에 선 중소기업들의 앓은 소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진공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는 여기저기서 나오고있다. 2003년 창업해 직원 12명을 고용하고 있는 경북 영천시 소재 한 중소기업은 지난 2019년 중기공으로부터 1900만원의 무역조정지원 컨설팅을 받았으나 경기 침체와 원료 수입 차질로 지난해 11월 결국 회생절차를 밟고 있다. 한 중소기업 종사자는 "지정 신청 절차가 복잡하고 피해 입증 자체도 쉽지 않기 때문에 신청도 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절차를 간소화하고 보다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컨설팅과 지원혜택이 제공돼야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턱없이 부족한 컨설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치적 이해관계로 인해 복잡하게 엉켜있는 무역갈등을 돈만 지원해서는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5년간 무역조정 신청건수(266건)에 비해 컨설팅 지원건수는 24건으로 10%도 안된다. 211건의 융자지원에도 불과하고 중소 한계기업의 급증은 실제 이러한 융자중심 대책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노용호 의원은 "세계적 무역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중소기업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며 "국내 경제의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이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진공은 올해부터 무료 멘토링 제도를 신설해 운영중인만큼 향후 신청기업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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