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 외환보유액 197억 달러 급감...금융위기 후 최대폭

'환율 방어' 위해 달러 풀어...한은 "보유액 충분한 수준"
"외환 위기 표현 적절치 않아"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지난달 외환 당국의 환율 방어로 외환보유액이 한 달 사이 200억 달러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은행은 6일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67억 7,000만 달러로, 8월 말보다 196억 6,000만 달러가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10월 274억 달러가 줄어든 이후 1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입니다.
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외환보유액 규모 자체가 커졌기 때문에 감소율은 -4.5%로 역대 32번째 수준에 불과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세계 8위 규모로 충분한 수준인 만큼, 외환 위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입니다.
외환보유액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까지 급등하면서 8월과 9월 두 달 연속 감소했습니다.
자산별로 나눠보면 외환보유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국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한 달 전보다 155억3000만달러 감소했고, 예치금과 특별인출권, IMF(국제통화기금)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 포지션'도 각 37억1,000만달러, 3억1,000만달러, 1억달러 줄었습니다.

↑ 출처 : 한국은행

오금화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외환보유액 감소 배경에 대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달러화 평가 절상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8월 말 기준 4,364억달러로 세계 8위 수준입니다.
중국이 3조549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고 스위스가 각각 1조2,921억달러, 9,491억달러로 뒤를 이었습니다.
오 국장은 "저희(한국은행) 생각으로 현재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며 "외환당국의 외환보유액 뿐 아니라 2014년부터 순대외금융자산 보유국으로서 국내총생산(GDP)의 37%에 이르는 대외자산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외환위기 당시 외환보유액이 월평균 70억∼80억달러씩 감소했는데, 최근 감소 폭은 월평균 47억7,000만달러로 외환위기 당시보다 작다"면서 "외환위기라는 표현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를 묘사하는데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