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외상에 의한 골절을 주의해야 한다. 눈을 감싸고 있는 뼈에도 골절이 올 수 있는데, 이를 '안와골절'이라고 한다.
안와골절은 눈에 가해지는 충격을 주변으로 분산시켜주는 일종의 보호기전으로, 경미한 안와골절은 수술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시간이 흐른 뒤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고, 치료의 필요 여부를 스스로 판단하기 어려워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치료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2~3일 내로 안과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와골절은 눈이 들어있는 공간의 골격과 바닥을 구성하는 '안와뼈'가 부러지는 것을 뜻한다. 교통사고 등의 큰 충격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안와뼈는 매우 얇아 작은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아이들이 미끄럼틀을 타다 눈을 부딪히거나 테니스, 축구, 농구 등의 스포츠활동을 하다 눈에 공이 맞거나, 등산이나 자전거를 즐기다 넘어지는 경우 등이다.
안와골절은 다른 골절과 달리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나 안구운동 장애, 안구 충혈 및 출혈, 눈꺼풀 부종 등이 있을 수 있지만, 모든 경우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다. 상하좌우로 눈을 움직였을 때 당기거나 사물이 둘로 보이는 증상이 있는지 여부로 자가진단을 해볼 수는 있지만, 정도와 범위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CT 촬영으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일 구토증상이 동반된다면 이는 빠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상황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증상이 없으면 골절이 경미해서일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는데, 오히려 골절 범위가 클 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골절부위가 작으면 골절된 뼈 사이로 눈 주변의 근육이 끼어 안구운동 장애나 통증이 발생할 수 있지만, 골절부위가 크면 전반적인 안와 내용물이 주저앉아 부종이 있는 초기에는 티가 나지 않다가 부종이 빠지면서 안구함몰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수술이 필요한 안와골절은 발생 후 2주 이내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주 이상 방치되면 안와조직이 변형된 위치에서 굳어져 수술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결과도 좋지 않고, 회복도 훨씬 느려질 수 있다. 골절 정도가 심하지 않고 눈 기능에 이상이 없는 경미한 안와골절이라면 수술 없이 증상에 대한 처치를 하는 가벼운 대증 요법만으로도 안정화될 수 있다.
안와골절을 진단받았거나 의심되는 상황이라면 가급적 코를 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코를 풀면 골절된 부위를 통해 공기가 안와 내부로 들어가는 안와 기종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눈이 부풀어 올라 불편을 초래할 뿐 아니라 수술이나 경과관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김안과병원 성형안과센터 배경화 전문의는 "안와골절은 증상이 없다 보니 다른 일로 CT촬영을 하다가 생각지도 못한 안와골절을 발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술이 불필요하고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미한 경우라면 다행이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