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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월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년 세제개편안' 상세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 부총리, 정정훈 조세총괄정책관, 김재신 관세정책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4일 발표한 '법인세 세율 체계 개편안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정책 과제' 보고서에서 "법인세율 인하를 통한 기업 경영 환경 및 기업 실적 개선은 전 국민의 자산 형성과 노후소득 보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이 주장의 근거로 국민의 주식 투자 보편화를 들었다. 주식 투자를 하는 이들이 늘면서 국민의 여유자금이 기업의 투자자금으로 유입되는 경우가 많아져, 법인세 감세 혜택은 궁극적으로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논리다.
또 다른 근거로는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규모가 크다는 점이 제시됐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금액은 165조8000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기금의 국내 주식 투자액이 2조원에 불과하던 지난 2000년과 비교하면 크게 확대된 규모다.
김 연구위원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를 통해 기업 실적이 중장기적으로 개선돼 보다 많은 배당소득과 주식평가차익이 개인과 국민연금에 귀속될수록 개인의 자산 형성과 국민의 노후는 보다 든든하게 보장될 것"이라며 "법인세 감세가 일부 부자만을 위한 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모든 국민을 위한 것이라는 점은 명확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법인세 감세가 곧 '부자 감세'라는 주장은 정치적 구호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법인세율 체계 개편안 발표 이후 이러한 주장(부자 감세)이 다시 제기되는 것은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국력을 집중해야 할 시점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법인세는 실질적으로 기업이 아닌 근로자와 주주, 자본가 등이 부담하는 구조라는 게 김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그는 법인세 부담에 관한 많은 연구가 '상당한 수준의 법인세 부담은 근로자에게 전가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법인세 단일세율 체제로 가기 위한 중장기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 국가는 법인세를 단일세율로 과세하며, OECD에서 한국과 같이 초과누진 구조를 가진 국가는 네덜란드뿐이라고
그는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4단계 초과누진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의 법인세 일반세율 체계를 보다 단순화하는 첫 걸음으로서 이번 정부의 개편안은 긍정적"이라며 "향후 보다 완전한 단일세율 체계로 이행하기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희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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