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현대경제연구원 2023년 한국 경제 전망 |
25일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은 경제주평을 내고, 내년 주요국 성장세가 약화되고, 인플레이션과 고환율 영향으로 국내 순수출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5%로 유지해 전망했다.
현경연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정책이 완화되고 인플레가 안정화되는 반면, 정부 부문의 성장기여도가 축소돼 내년 상반기까지는 둔화세가 이어지다가 하반기부터 점차 개선되는 '상저하고' 형태를 예상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올해 말부터 점차 완화돼 글로벌 공급망과 원자재 수급 불안이 내년부터 완만하게 개선되고, 국내에서는 정부의 긴축재정으로 정부 부문 성장기여도가 축소된다는 가정하에서다.
현경연은 먼저 내년도 수출은 글로벌 경기 하방압력이 높아지면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중 단가 중심의 높은 상승세에 따르는 기저효과를 비롯해 미국과 유로지역 등 주요국 경기둔화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 등의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본 것이다.
특히 중국의 경기 둔화세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대(對)중국 수출 감소가 전체 수출 증가세를 상쇄할 가능성이 큰 만큼 높은 국내 수출 증가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다만 상품수지 개선 등으로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보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경상수지는 국제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에 따른 수입 단가 하락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확대되면서 부진을 겪고 있는 올해보다 흑자 규모가 개선될 것으로 봤다.
![]() |
↑ 현대경제연구원 2023년 대외거래 전망 |
또 국내 출입국 관련 방역지침 완화로 여행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서비스수지 중 여행수지의 적자 폭이 확대돼 이 또한 경상수지의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현경연은 내년 경상수지를 상반기 215억달러 흑자, 하반기 295억달러 흑자 등 연간 510억달러 흑자를 전망했다.
한편 내년 소비자물가는 상승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외 경기둔화 가능성이 확대됨에 따라 수요 측 물가상승 압력 완화가 기대되고, 올해 높은 상승세가 이어졌던 만큼 역기저효과로 공급 측 물가상승 압력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봤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 심화, 주요 산유국의 감산에 따르는 유가 상승, 환율 상승세 지속에 따르는 수입물가 상승 부담 등의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이다.
![]() |
↑ 물가 상승률 추이 <자료출처=현대경제연구원> |
실제로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하락하면서 공급 측 물가 상승 압력은 낮아지는 모습으로, 지난 8월 소비자물가는 전월보다 하락한 5.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내년 민간소비는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봤다. 방역조치 완화로 대면서비스 중심으로 개선될 전망이지만, 금리 인상으로 인한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과 고물가 현상 등으로 가계의 소비 여력이 축소돼 민간소비 증가세는 전반적으로 둔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여 가계의 소비심리 위축과 이에 따르는 소비 회복 지연 현상이 연중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진단했다.
내년 건설투자는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건설자재의 수급여건의 점진적 완화,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대책 등으로 민간 부문을 중심으로 건설투자는 소폭이나마 회복될 전망이다.
다만 금리상승에 따르는 자금조달 비용 상승, 정부의 SOC 예산 축소로 인한 공공부문 수주 감소 등과 같은 리스크 요인도 여전하다.
설비투자도 제한적이기는 하나 내년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반도체 업종의 투자가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설비투자 증가세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기업의 투자심리 약화, 금리상승에 따르는 자금조달 비용 상승 등의 하방 요인도 있어 큰 폭의 증가세는 기대하기 어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산적한 대내외 리스크로 금융과 실물 경제가 동시 침체되는 복합불황 및 이로 인한 국내 경기의 장기 침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한다"며 "무역 등 대외 경상거래의 건전성 유지 노력도 강화돼야한다"고 제언했다.
[박동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