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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2일 오후 인천공항 1터미널 내 출국장의 면세점 구역이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2일 1400원을 넘어섰다. 종가 기준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인 지난 2009년 3월 31일(고가 기준 1422원) 이후 13년 5개월여만이다.
면세점 상품은 세금이 붙지 않아 시중가 대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면세품은 달러화 기준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는 만큼 판매가도 오르는 구조다.
강달러 현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에는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벌어들인 달러를 통한 환차익으로 상쇄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국내 면세점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의 급감으로 내국인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고환율 영향으로 국내 면세점 매출은 급감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2474억원으로 전월 대비 14.6% 감소했다. 이는 면세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다.
같은 기간 내국인 매출액은 1299억원에서 1306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외국인 매출액은 1조3315억원에서 1조1167억원으로 16.13% 떨어졌다.
면세업계의 어려움이 3년째 이어지자 정부는 각종 지원책을 내놨다. 지난 6일부터는 면세 한도를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했다. 주류 면세 한도도 1병(1ℓ·400달러 이하)에서 2병(2ℓ·400달러 이하)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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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한 면세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또 면세점 특허수수료를 한시적으로 50% 감면하는 조치를 올해 매출분(내년 납부분)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면세점 업계는 각종 할인 행사를 내걸고 내국인 고객 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시내점에서는 다음달 30일까지 매장 기준 환율이 1350원 이상일 경우 구매액에 따라 최대 50만원의 환율 보상을 포함해 297만원의 포인트 LDF 페이를 지급한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이달 모든 방문객에게 800달러 이상 구매시 사용 가능한 썸머니 10만원을 제공한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이달 30일까지 최대 318만원에 상당하는 구매금액별 S리워즈 포인트 증정행사를 진행한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지 않는 한 이같은 정책으로 버티는 데에는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의 매출 비중이 큰 만큼 중국 등 해외 관광객들이 들어와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면세점에서 상품 가격표만 보면 백화점보다 비싸 보일 수 있지만 할인 혜택 등을 감안하면 더 저렴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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