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이후 최대 하락폭…부동산 중개업자 "집 찾는 사람 전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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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 사진=연합뉴스 |
서울에서 고가 아파트 대단지가 밀집한 송파구와 강동구 일대의 아파트 매매가가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잠실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심리적 방어선으로 여겨지던 20억원선이, 고덕 아파트의 경우 15억원선이 무너지며 집값이 속수무책으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2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0.16%) 대비 0.17% 하락하며 그 폭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2년 9월 이후 약 10년 만에 기록된 최대 하락폭입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5월 5주(-0.01%)부터 17주 연속 하락하며 하락폭이 더욱 커졌습니다. 특히 신축 대단지가 몰려있는 송파구(-0.18→-0.22%)와 강동구(-0.11→-0.15)의 하락폭은 그 전 주와 비교했을 때 유독 커진 모양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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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 사진=연합뉴스 |
국토부의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7일 19억5000만원(7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기록된 최고가 27억(14층)과 비교했을 때 1년 사이에 7억5000만원 하락한 것입니다.
전용면적 84㎡가 20억원보다 낮은 매매가를 기록한 것은 2020년 6월 이후 처음입니다. 이외에도 잠실엘스와 더불어 '엘리트 아파트', '대장 아파트'로 불리던 다른 단지에서도 20억원 언저리의 거래가 잇따르고 있어 잠실 대장 아파트들의 국민평형 20억원 선은 무너지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의 전용면적 84㎡ 역시 지난달 25일 20억8000만원(18층)에 거래되며 지난해 9월 기록된 최고가 24억5000만원(18층) 댜바 3억7000만원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리센츠' 전용면적 84㎡도 지난 4월 신고가 26억5000만원에 매매가 체결된지 한 달 만인 지난 5월 4억원 하락한 22억5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들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가 급격하게 떨어진 이유는 호가를 낮춘 급매물들이 쏟아지며 매물이 쌓여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들 단지가 속한 송파구 잠실동 지역의 아파트 매매 매물은 793건으로, 6개월 전 594건에 비해 33.5%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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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대단지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강동구 고덕동 아르테온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6일 14억8000만원(19층)에 실거래됐습니다. 이는 지난 4월 최고가 19억8000만원에 비해 5억원 떨어진 것으로, 이 단지의 해당 면적이 15억원 밑으로 거래된 건 2년 전인 2020년 8월 이후 처음입니다.
강동구의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그라시움' 전용면적 84㎡도 지난달 6일 16억3000만원(5층)에 거래되며, 지난해 10월 최고가 19억원에 비해 3억원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호가는 15억8000만원까지 내려갔습니다.
강북권 신축 대단지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 중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9일 10억3000만원에 거래돼 지난해 10월 거래된 최고가 13억3000만원에 비해 3억 하락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신축 대단지 아파트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59㎡의 경우 지난달 26일 14억5000만원(7층)에 거래돼 작년 9월 최고가 17억원(29층)에 비해 2억5000만원 떨어졌습니다. 호가는 14억원까지 내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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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의 부동산 매물 전단 모습 / 사진=연합뉴스 |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역대급 거래절벽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초급매가 아니면 집이 팔리지 않는 분위기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A 공인중개사 대표는 "금리 인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는 집을 찾는 사람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 부동산 시장이 하락기에 접어든 것은 분명하다"며 "단지마다 2억원 가량 하락한 상태인데 언제까지 떨어질 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전문가들 역시 최근 금리가 빠르게 치솟고 있어 서울 집값 하락세는 갈수록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서울 주요 인기 단지의 매매가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5년 간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폭이 워낙 컸던 데다 최근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등 주요 변수들로 인해 일정 수준 되돌림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추세이고 서울은 공급량이 많은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금리 등 어느정도 불안 요소가 해소되면 바닥 다지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전국 아파트 전셋값 역시 이번주 0.19%의 하락폭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부동산원이 2012년 5월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셋값 역시 금리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는 데다 추석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