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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입자치료기. 연세의료원 제공 |
고정빔은 치료기가 고정돼 있고 환자가 치료 부위와 치료 계획에 의해 몸을 돌려서 치료하는 방식이다. 회전형 갠트리는 환자는 가만히 누워 있고 치료기가 356도 회전하면서 치료 각도를 맞추는 방식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훨씬 발전된 형태다.
의료원은 일단 내년 3월말 또는 4월초 전립선암 환자를 중심으로 고정빔형을 가동하고, 회전형 1대는 내년 9월, 나머지 1대는 2024년 3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중입자의 암세포 살상 능력은 X선보다 12배, 양성자보다 3.2배나 강하다. 탄소입자를 사용한 중입자 치료는 초당 10억개의 탄소입자가 암세포, 특히 암세포 분열을 주도하는 DNA 고리를 공격해 무력화시킨다. 국내 중성자치료기 도입 및 임상활용은 연세의료원이 처음이며 방사선 암치료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중입자 치료는 빛의 속도 70~80%까지 탄소입자를 가속시켜 체내 30㎝ 깊이에 에너지 감소 없이 침투시켜 암세포를 정확하게 타격한다. 바로 브래그 피크(Bragg peak)원리이다. 중입자는 주로 폐암, 간암, 췌장암, 두경부암, 골육종암, 전립샘암 등 고형암(암세포가 덩어리로 자라난 암)에 대한 치료 효과가 좋다. 폐암이나 간암의 경우 절제 수술 없이 중입자선 1~2회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 시간도 30분 이내로 짧다. 일반적으로 중입자치료 횟수는 평균 12회로 X-선, 양성자치료의 절반 수준이다. 환자 1명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에 불과하지만, 준비과정에 시간이 소요돼 치료기 3대에서 하루 동안 약 50여명의 환자를 치료할 계획이다. 치료 후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어 바로 귀가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중입자치료기를 암세포를 파괴하는 명사수"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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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입자치료 고정빔형. 연세의료원 제공. |
이와 함께 연세의료원은 빅데이터, 유전체 정보 등 데이터 사이언스와 세포 치료제 등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를 강화한다. 카티세포(CAR-T세포,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등 새로운 치료법을 빠르게 도입하는 것에서 나아가 약제·바이오마커·의료기기 개발로 선진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연세의료원은 지난 8월 난치성 혈액암 치료법으로 주목받은 카티세포 치료제 투약에 성공했다. 카티세포 치료제는 환자의 면역세포를 이용하는 개인 맞춤형 치료로도 알려져 있다. 의료원은 또한 정밀의료에 깊이를 더하기 위해 디지털을 도입하고 있다. 환자 맞춤형 정밀의료 실현에는 빅데이터 활용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연세의료원은 현재 세브란스병원부터, 강남, 용인, 그리고 개원 예정인 송도세브란스병원까지 연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에는 디지털헬스실을 신설하며 그 기반을 마련했다.
디지털헬스실은 환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연구자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또 국민건강보험공단, AI 의료영상 기업 등과 협업하며 의료 빅데이터 분야를 이끌고 있다. 특히 세브란스병원이 2005년 국내 최초로 도입해 단일기관 세계 최다인 3만례 이상 수술 건수를 기록하고 있는 로봇수술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해 임상 및 교육 분야 외에도 두산로보틱스와 국산 수술로봇 개발 협약을 맺는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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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이 19일 연세대 백양누리 최영홀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어 '함께 만드는 더 새로운 미래 100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연세의료원은 의료·교육·연구 효율성 향상을 위한 공간 환경 구축에 나선다. 캠퍼스 마스터 플랜을 수립해 미래 발전의 초석을 놓는다.
크게 의료 클러스터와 연구·교육 클러스터 두 축을 중심으로 그 안에 기능에 맞는 효율적인 공간 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의료 클러스터에는 최고의 환자 치유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녹지 공간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교통체계를 정비한다. 연구·교육 클러스터에는 연구자는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쾌적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이용자 중심 공간으로 꾸린다. 이번 마스터 플랜 수립의 바탕에는 의대 신축이 있다. 지난해부터 의대부지 특별위원회를 발족해 의대 신축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온 연세의료원은 올해 4월 연세대 법인이사회에서 알렌관 등 부지를 승인받았다. 시설 노후와 연구 공간 부족 등 지속적인 인프라 문제를 겪어 온 의대는 신축을 통해 대학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연세의료원은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직장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혁신의 방점은 '현장'에 찍었다.
채용에서부터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다. 채용전문면접관 운영을 통해서다. 간호사, 행정직,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등 다양한 직군으로 구성된 채용전문면접관은 많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에 쉽게 적응하며 실질적인 업무 능력을 갖춘 인재를 선발해 긍정적인 조직문화 형성에 기여한다. 또한 선발한 인재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인사고과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고, 일부 시험과목을 조정하는 등 인사평가제도도 개선 중이다.
병원 운영에도 MZ세대 증가에 발맞춰 젊은 구성원의 아이디어를 반영한다. 2030세대 직원들로 구성된 컬쳐보드는 세브란스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다. 8월에는 번아웃 감소, 직장 내 괴롭힘 근절 등을 위한 아이디어 발표 시간을 가졌다. 연세의료원은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제 조직 문화에 반영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교수 번아웃 방지 TF,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TF를 가동해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문제를 개선해 지속가능한 근무 환경을 조성한다.
윤동섭 의료원장은 미래를 준비하며 창립정신인 기독교정신에 입각한 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을 강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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