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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 가격이 폭등하면서 시중김치 가격이 뛰는 가운데 19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김치를 식판에 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강남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40대 A 사장은 급등하는 채소 가격에 고민이 많다. 올해 초 한 차례 메뉴 가격을 인상했지만, 지칠 줄 모르는 물가 인상과 인건비·배달료 부담에 울고 싶은 심정이다.
고기와 함께 구워 먹을 수 있도록 평소에 김치를 제공해온데다 볶음밥에도 잘게 썬 김치가 들어가는데 김치 가격이 최근 너무 올라 '김치 리필' 요청이 올 때면 울고 싶은 심정이라고 A 사장은 읍소했다.
A 사장은 "김치 대신 공기밥을 주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며 "김치 좀 많이 달라고 하면 눈치 없어 보인다"고 하소연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채소 가격 폭등 및 김치 품귀대란에 외식업계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더 이상 국내산을 고집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호소까지 나온다.
강북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중국산 김치 논란 때 '우린 국산 쓴다'고 말해왔고, 그 자부심이 있는데 계속 국산 김치를 쓰려면 이윤을 거의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동네장사인데 눈썰미 좋은 손님은 메뉴 구성이 바뀌면 '채소 가격 올라서 그러냐', '나물 좀 편하게(많이) 먹으러 왔더니 이게 뭐냐'고 토로한다. 정말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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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추 가격이 폭등하면서 시중김치 가격이 뛰는 가운데 19일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시민이 김치를 식판에 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여름 배추를 재배하는 고랭지 면적이 작년에 비해 4% 가까이 줄어든데다 올 여름 폭우를 비롯해 최근 태풍 영향까지 배추 수확에 악재가 겹쳤다.
배추 대체재로 쓰이는 무 가격 역시 개당 4000원을 넘겼고, 김치 속재료나 각종 양념의 주 재료로 쓰이는 깐마늘과 양파, 파 등도 1kg 기준 각각 1만3000원, 2600원, 3400원을 넘어 전년 대비 최대 30% 이상 올랐다.
완성품 김치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산 김치에 비해 국산 김치는 4배 정도 비싼데 최근 들어 구하기도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들이 주로 모인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채소와 김치 가격 줄인상을 우려하는 자영업자의 고민이 잇따르고 있다. 단무지와 김치를 함께 내놓다가 결국 김치 대신 자차이(짜사이)로 바꿨다는 중국집도 있다.
포장김치를 판매하는 식품기업도 최근 들어 가격 인상에 나
각사는 올해 초 김치 가격을 한 차례 올렸지만 최근 식재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한 차례 더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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