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했다고 보도한 게 불과 석 달 전입니다.
6월 23일이니까, 석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요.
어느새 1,400원이 코앞에 왔네요. 대체 얼마나 더 오르는 것인지, 경제부 최은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오늘 장중에 1.395원까지 찍은 거죠. 이러다 정말 1,400원을 넘어 1,500원까지 가는 겁니까.
【 답변1 】
아니라고 말씀드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미 1,400원 코앞까지 왔고, 연말에 1,450원까지 도달할 거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거든요.
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문정희 / KB국민은행 연구위원
- "지금 수준은 닷컴버블 이상을 넘어섰고,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실상 지금 1,400원이라는 환율도 사실상 상단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구간인데…."
그렇다면, 왜 이렇게 치솟느냐, 바로 물가 때문입니다.
미 연준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죠. 금리가 오르면, 이자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으니 돈의 가치, 즉 달러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고요.
따라서 물가가 잡혀야 미국도 금리 올리기를 멈추고 모든 게 안정을 찾을 텐데, 어제 발표된 8월 물가지수를 보면, 전혀 잡히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그렇다 보니, 이달 말에 미국이 기준금리를 엄청나게 더 올릴 것이다, 자이언트 스텝을 넘어 한 번에 1%p까지 올리는 울트라스텝에 나설 것이다 라는 전망마저 나오니 전 세계적으로 달러 가치가 치솟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 질문2 】
환율이 치솟으면 당장 무역수지가 걱정이네요. 적자 폭이 더 커지고 있나요?
【 질문2 】
우리나라 기업들 대부분이 원자재를 수입한 뒤 가공해서 내다 파는 방식으로 영업하잖아요.
원자재는 대부분 달러로 거래되니까, 환율이 오르면 원자재를 그만큼 더 비싸게 사는 셈이 되는 거죠.
실제로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만 따져봐도 수입액이 수출액을 능가하면서 24억 4,300만 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적자가 시작된 게 지난 4월부터거든요. 이달 말까지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25년 만에 6개월 이상 무역적자가 계속되는 셈이고요, 이대로라면, 적자폭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 질문 3 】
금리도 심상치 않잖아요. 미국이 기준금리를 1%나 더 올리면, 우리나라를 한참 앞지르는 거 아닌가요?
【 답변 3 】
맞습니다. 지금은 미국과 우리 모두 기준금리가 2.5%로 같아요.
일단, 미 연준이 다음 주 열리는 회의에서 0.75%p 올리는 것은 기정사실이 됐고요.
앞서 말씀드렸듯 1%p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요.
"빅스텝은 없다"던 한국은행도 마냥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렇다고, 미국을 따라 우리도 막 올릴 거냐, 그럴 수만은 없는 게, 대출금리도 따라 오르게 되니까 가계 이자 부담은 지금보다 더 커집니다. 은행 대출로 사업하는 기업들도 이자 부담에 허덕이게 되고요. 경기침체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죠.
따라서 한국은행이 다음 달 금통위 때 0.25%p만 인상하면서 좀 더 상황을 지켜보지 않겠느냐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 4 】
반대로 은행에 예금 적금하신 분들은 이자가 늘어나니까 반기지 않을까요?
【 답변 4 】
그렇죠.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예금 금리도 3.5% 선까지 올라왔거든요. 1억 원 넣어두면 원금 보장받으면서 350만 원을 이자로 받을 수 있다 보니 주식 투자보다 오히려 낫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그만큼 물가도 올라서 이자수익분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 앵커멘트 】
설명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