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만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떼인 전세금이 1천억 원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더욱 안타까운 건 피해자 4명 중 3명은 2030세대라는 점인데, 왜 사회초년병인 이들이 전세사기범들의 먹잇감이 된 걸까요?
박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구로구의 한 신축빌라.
올해 서른살이 된 A 씨는 2019년 말 이곳에 전세로 들어갔습니다.
등본을 꼼꼼히 확인하고 계약했지만, 중간에 집주인이 바뀌면서 지난해 4월 집이 압류됐다는 청천벽력같은 사실을 통보받았습니다.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른바 '전세사기'에 당한 겁니다.
▶ 인터뷰 : A 씨 / 전세사기 피해자
- "저도 이제 30살 직장 생활하면서 어렵사리 들어간 거고 돈도 부모님이 좀 보태주셨고…. 너무 당황스럽죠."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은 1,089억 원, 매달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입니다.
특히, 피해자 4명 중 3명은 신혼부부 등 사회에 막 발을 내딛은 2030세대입니다.
아파트 전세는 너무 비싸 엄두가 안 나고, 그나마 깨끗한 집에서 시작하려고 신축 빌라를 찾았다가 전세사기범들의 타깃이 된 겁니다.
1인당 평균 피해액이 2억 원을 웃도는데, 대출까지 받은 경우가 대다수여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 인터뷰 : 서울 궁동 공인중개사
- "돈은 없고 깨끗한 곳 (살려고 해도) 아파트는 비싸서 못 하고…. 젊은분들이 타깃이죠."
정부가 악성 임대인 공개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주택시장 약세로 역전세난 우려가 커지고 있어 세입자 피해는 늘어날 전망입니다.
MBN뉴스 박규원입니다.
[pkw712@mbn.co.kr]
영상취재 : 권민호 VJ
영상편집 : 이동민
#MBN #전세사기 #2030 #신축빌라 #박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