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속도 가격 별론데 왜 써"…'LTE+알뜰폰' 인기 안 식는다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국내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전 세대 이동통신(2~4G) 가입자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지만, 속도에 대한 낮은 기대감과 비싼 요금 때문에 4G 알뜰폰(MVNO) 이용자로의 '누수'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총 2513만2888명이다. 지난해 11월 2000만명을 넘어선 이후 8개월 만에 25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 5G 가입자 수 증가폭이 줄면서 당초 통신 업계가 목표로 했던 '연내 3000만명 돌파'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작년 하반기에는 매달 평균 약 74만명이 5G에 가입했는데 올 상반기에는 61만 수준으로 내려갔다. 지난 7월에는 54만639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작년 1월 신규 가입자 수(102만명)와 비교하면 하락세는 더 뚜렷하다.
5G 가입자 수의 보폭이 줄어든 이유는 4세대 이동통신(4G) 알뜰폰 가입자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4G 총가입자 수는 매달 줄고 있지만, 사업자별로 보면 4G 알뜰폰 가입자 수는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만 봐도 통신 3사의 4G 가입자 수는 매달 감소했는데 알뜰폰 가입자 수는 약 23만명씩 늘었다. 지난 5월에는 4G 알뜰폰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소비자들이 5G가 아닌 4G 알뜰폰에 눈을 돌린 파는 배경에는 지난 2019년 5G 출시 때부터 논란이 됐던 속도와 요금 문제가 있다. 5G가 4G보다 20배가량 빠르다고 선전한 것과 달리 설비 부족으로 인해 실제 속도는 크게 빠르지 않고, 요금은 비쌌다. 이에 딱히 불편하지 않은 4G와 요금이 저렴한 알뜰폰을 선택하는 이용자가 늘어난 것이다.
지난 6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발표한 '최근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행태 분석'에 따르면 작년 10월 4G 또는 5G 이용자 2000여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5G 서비스에 관한 전반적 만족도는 지난해 대비 7%포인트 줄어든 23%로 나타났다.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지난 6월 4G·5G 이용자 20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중 '5G 서비스 가입의향 이유와 비가입의향 이유' 항목의 답변별 백분율. [자료 출처 = ETRI]

5G에 불만족한 이유로는 'LTE와 비슷한 속도'가 전체의 55%로 가장 많았다. 현재 4G 이용자 중 향후 5G 서비스를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중은 32%에 그쳤는데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 역시 LTE 속도와 큰 차이가 없는 점과 요금이 비싼 점을 주된 이유로 꼽았다.
연구진은 "LTE(4G) 서비스가 상용화 이후 13개월 만에 가입자 2000만 명을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5G 서비스는 도입 시의 기대와는 다르게 가입자 확산이 더디다"라며 "5G 서비스에 대한 속도와 요금 불만으로 인해 가입자 확산도 더디고 이용자 불만도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5G 서비스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치열한 주파수 경쟁, 결합상품 중심의 경쟁, 자급제 단말 이용 증대에 따른 단말제조사와 오픈마켓의 영향력 확대, MVNO 가입자 급성장, 통신 시장의 플레이그라운드 및 참여자 확대 등으로 경쟁이 복잡해지고 심화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어 "이런 비우호적 경쟁 환경에서 통신사업자들은 고객 만족도 향상을 통한 고객 리텐션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요금, 데이터 품질(속도), 결합 혜택이 통신사 만족도 및 고객 리텐션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통신사는 이들 요인의 이용자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통신 3사는 5G 이용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5G 중간요금제(SKT 24GB, KT 30GB, LGU+ 31GB)'를 내놓았지만, 일각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 100GB 이상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와 10GB 이하 일반 요금제 이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각각 40GB, 13.5GB 수준이어서 여전히 실제 사용량과 차이가 있고,이에 따라 데이터 구간별로 더 다양한 요금제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