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눈치 보였는데 살았다…하반기 채용시장 봇물

↑ 지난 6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취업박람회 현장.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추석이 지나면서 올 하반기 채용 문도 본격 열렸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추석 전후로 대규모 채용에 들어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먼저 대규모 채용 문을 연 것은 삼성그룹이다. 하반기 공개채용을 시작한 삼성그룹은 국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대졸 공채 제도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공채엔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카드, 호텔신라 등 20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직무적합성검사를 거쳐 다음달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11월 면접 심사를 실시하며, 올해 말인 12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지원서는 오는 14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인 '삼성 커리어스'를 통해 받는다. 필기시험인 GSAT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감안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삼성은 올 하반기 채용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올해부터 채용 규모를 약 20% 더 늘리기로 했다. 앞서 지난 5월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 정보기술(IT) 등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 동안 8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해 8월에 발표한 '3년간 4만명 채용' 계획보다 더 늘어난 규모로, 연평균 1만6000명 정도를 직접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올해 최대 규모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CJ제일제당, CJ ENM, CJ대한통운, CJ프레시웨이, CJ푸드빌, CJ CGV 등의 계열사가 참여하며, 지원자는 모집 계열사 중 1곳에만 지원할 수 있다.
서류 전형 합격 시 계열사별 일정에 따라 면접 전형과 직무수행 능력평가 등이 이뤄져 최종 합격자는 내년 1월께 입사한다. 채용 전형은 대부분은 비대면으로 진행되며, 지원 직무에 따라 유관부서에서 과제와 업무를 수행하는 인턴십 형태의 직무수행 능력평가가 이뤄진다.
CJ프레시웨이 영업직 채용의 경우 롤플레이 면접이, CJ제일제당 마케팅직에선 프리젠테이션(PT) 면접이 각각 진행되는 식이다. CJ ENM과 CJ올리브네트웍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채용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 지난달 31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열린 취업박람회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SK이노베이션은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루브리컨츠,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어스온, 환경과학기술원 등 계열 내 6개 자회사에서 세 자릿수 규모의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들어간다.
경영지원, 비즈니스, 엔지니어, 연구개발(R&D) 등 대다수 직무에서 채용이 이뤄지며, 특히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을 이끌 R&D-테크 분야 인재 확보에 나선다.
오는 25일까지인 서류 접수를 마치면 약 두 달간의 서류 심사를 거쳐 필기 심사, 면접을 통해 12월 초 최종합격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합격자는 내년 1월 초 입사한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필기와 면접 등 모든 전형이 온라인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기존 SK이노베이션은 신입사원의 경우 석사생까지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 채용부터는 박사생도 포함하기로 했다. R&D-테크 분야의 경우 산학장학생 선발을 함께 실시한다.
KT는 신입사원과 채용전환형 인턴을 함께 선발한다. 서류 접수는 오는 14일부터 27일까지로, 신입사원은 소프트웨어(SW)개발과 IT 보안 등 2개 분야에서 채용한다. 실무역량이 중요한 SW 개발 직무의 경우 우수자 채용 전형을 통해 코딩·직무 테스트 성적이 높을 경우 별도 서류전형 없이 인성검사와 면접만으로 선발하기로 했다.
채용전환형 인턴은 인프라기술, 에너지 기술, 컨설팅·수행, 비즈(Biz) 영업, 유통 채널 관리 등에서 선발한다.
하반기 개발자 공개채용을 실시하는 네이버웹툰은 오는 16일까지 신입사원을, 이달 14일부터 23일까지 실무 2년 이상의 경력사원 서류 접수를 실시한다.
채용 직무는 백 엔드 개발, iOS 앱 개발, 안드로이드 앱 개발, 빅데이터 플랫폼 부문 등으로, 서류 심사를 거쳐 온라인 화상 프리·실무·컬처핏(조직문화) 인터뷰를 진행해 오는 11월 내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기로 했다.
2022년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시작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이달 30일 오후 6시까지 지원서를 받는다. 기존엔 그룹채용 형식으로 진행하다 이번부터 자체 시행으로 바꿨다.
채용 직무는 상품기획, 영업관리, 마케팅, 디자인, 생산관리 및 소싱, 온라인 상품기획(MD), 디지털마케팅, 플랫폼 기획, 인터페이스(UI)·콘텐츠 디자인, IT시스템 운영, CRM, 데이터분석, ESG 전략기획 및 운영, 전략, 투자, 사업관리, 인사, 재무, 회계, 홍보 등이다. 서류전형, 온라인 인적성 검사, 1차 면접, 최종 면접 등이 이뤄지며 기졸업자를 비롯해 오는 2023년 2월 졸업 예정자가 지원할 수 있다.
특히 1차 면접은 서울 광진구에 있는 컨테이너 복합쇼핑몰 커먼그라운드에서 채용파티 콘셉트로 열린다. 코오롱FnC는 구직자들이 면접에서 색다른 경험을 하도록 공간을 운영할 계획이다.

↑ 채용 관련 이미지.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이달 초 매출 기준 국내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2년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하반기 채용을 하지 않겠단 대기업은 17.4% 수준이었다. 절반에 가까운 44.6%는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들 대기업 10곳 중 3곳(32.2%)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현상이 하반기 채용이 영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다만, 수시채용 선호는 높아지는 추세다. 대기업 10곳 중 6곳(62.0%)은 신규 채용 시 수시 채용을 활용하겠다고 답했으며, 수시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 중 절반 수준인 46.4%는 채용 인원의 50% 이상을 수시 채용으로 뽑는다고 답했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