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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 어코드 HV(왼쪽)와 테슬라 모델3 [사진출처=혼다, 테슬라] |
테슬라가 돌풍을 일으킨 뒤 태풍으로 위력이 세지고 하이브리드 바람을 잠재운 '전기차 바람'이 충전 불편, 전기료 인상, 보조금 축소 등으로 타격을 받기 시작해서다.
전기차(EV)는 세컨드카로는 매력적이지만 퍼스트카로는 2% 부족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덩달아 전기차에 친환경차 주도권을 넘겨준 하이브리드카가 다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 역할을 담당할 수 있어서다.
하이브리드카는 기름값을 아껴주는데다 충전 시스템에 의존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퍼스트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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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슬라 모델3 [사진출처=테슬라] |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등록된 휘발유 차량은 42만298대다. 전년동기보다 12.6% 감소했다.
경유 차량은 17만4858대로 29.8%, LPG 차량은 3만7389대로 32.7% 각각 줄었다.
반면 전기차는 6만8996대로 전년동기보다 75.6%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카는 10만5749대로 전년동기보다 22.4% 늘었다.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카가 많이 판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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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요타 캠리 HV [사진출처=토요타] |
토요타와 함께 혼다는 하이브리드카 수혜를 만끽했다. 지난 2019년 일본 아베 정권의 도발로 촉발된 일본차 불매운동 타격을 받아 2020년까지 고전하던 혼다는 지난해 하이브리드카를 주력으로 삼으면서 생존하게 됐다.
지난해 판매대수는 4355대로 전년(3056대)보다 42.5% 증가했다. 혼다 어코드 HV는 1510대로 전년(1114대)보다 많이 팔렸다. 혼다 어코드 가솔린 모델은 2020년 847대에서 지난해에는 625대로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발생한 생산차질과 부품 공급 문제 등으로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은 판매 감소세를 겪었다.
혼다도 마찬가지다. 대신 다른 브랜드보다는 선전했다. 수입차 전체 판매대수는 전년동기보다 11.3% 줄었다. 혼다는 5% 감소에 그쳤다.
어코드 HV는 478대 판매됐다. 전년동기의 521대보다 43대 줄었을 뿐이다.
어코드 HV는 중고차 가치도 높아졌다. 엔카닷컴이 2019년식 수입 중고차 시세를 산정한 결과다. 수입 중고차는 지난 8월 약보합세를 형성했지만 어코드 HV는 오히려 0.55% 올랐다.
반면 벤츠 E클래스는 1.44%, BMW 3시리즈는 1.32%, 아우디 A6는 2.08% 각각 하락했다. 폭스바겐 티구안은 0.99%, 볼보 XC60은 1.63% 각각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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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 어코드 HV [사진출처=혼다] |
하이브리드카 장점인 뛰어난 연비, 우수한 내구성, 국산 차종과 경쟁할 수 있는 가격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카 원조는 토요타다. 지난 1997년 세계 최초 양산형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를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했다.
후발주자인 혼다도 하이브리드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기술의 혼다'로 불릴 정도로 기술력이 우수한 혼다는 토요타와 같으면서도 다른 감성의 하이브리드카 기술을 개발했다.
토요타 하이브리드카는 가솔린차 성향을 지녔다. 이와 달리 혼다 하이브리드카는 전기차 성향을 지녔다. 엔진이 모터를 거들 뿐이다.
게다가 혼다 어코드는 내구성이 우수하고 잔 고장이 적은 차로 유명하다. 속 썩을 일이 적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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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 하이브리드카 모터 [사진출처=혼다] |
모터가 주인공으로 엔진은 모터를 보조하는 시스템으로 활용한다는 뜻이다. 유연하면서 민첩한 가속이 가능해 연비뿐 아니라 파워풀한 주행성능을 제공한다.
혼다는 하이드리드카 핵심기술인 2모터 시스템을 독자 개발했다. 모터 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2.1kg.m을 실현했다. 엔진만으로는 기대할 수 없는 즉각적인 반응 속도, 강인함, 유연함을 발휘한다.
최고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17.8kg.m의 높은 효율을 가진 2.0 앳킨슨 싸이클 DOHC i-VTEC 엔진은 2모터 시스템을 보조한다.
리튬 이온 배터리도 더 많은 전기를 충전하고, 충·방전 손실을 줄여주도록 개선했다. 배터리 성능 향상에 힘입어 주행 때 엔진 개입 빈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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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 어코드 HV [사진출처=혼다] |
전장×전폭×전고는 4905×1860×1450㎜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830㎜다.
디자인은 2018년 출시된 기존 모델과 같다. 대신 라디에이터 그릴에 크롬 장식을 더하고, 날렵하고 날선 풀 LED 헤드램프, 역동적 스포크의 19인치 휠을 적용해 더 강렬해졌다.
뒤쪽 지붕에서 끝까지 경사가 완만한 패스트백 디자인은 매끈하고 날렵한 이미지다. 뒷모습은 안정감에 초점을 맞췄다.
안쪽 밑을 향해 비스듬하게 디자인된 'ㄷ'자 형태의 리어램프는 시선을 모아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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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 어코드 HV 실내[사진출처=혼다] |
유·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연동, 1열 통풍 시트 및 열선 스티어링휠 채택, 10 스피커 사운드 시스템 및 USB 단자 4개 탑재, 프런트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로 편의성을 향상했다.
패스트백 형태이지만 뒷좌석 머리 위 공간이 좁지는 않다. 뒷좌석 공간은 넉넉하다. 트렁크 공간은 가솔린 모델과 같고 2열 등받이를 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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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 어코드 HV 2열 [사진출처=혼다] |
드라이브 모드는 EV, 스포츠, 이콘(ECON)으로 구성됐다. EV 모드를 선택하면 시속 40~50㎞ 수준까지 전기차처럼 조용히 움직인다. 기름도 쓰지 않는다.
시속 50㎞가 넘어가면 엔진이 모터를 지원한다. 엔진이 메인으로 나서지 않는다. 모터에 전기를 공급해주는 보조 역할을 담당한다. 시속 100㎞를 넘어서야 엔진이 힘을 쓴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스티어링휠이 좀 더 무거워지고 페달 반응이 좀 더 빨라진다.
치고 나가는 움직임은 가솔린 세단보다는 더딘 편이다. 탄력이 붙으면 답답하지 않는 수준으로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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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 어코드 HV 트렁크 [사진출처=혼다] |
정숙성은 무난하다. 윈드실드뿐 아니라 프런트 도어 글라스에도 차음 유리를 적용해 풍절음을 차단한다. 마이크를 탑재한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은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음과 흡·배기음 등 소음을 줄여준다.
자동차 전용도로와 국도 위주로 70km 남짓 주행한 뒤 측정한 연비는 21㎞/ℓ다. 스포츠 모드를 4분의1 가량 사용했지만 복합 연비(17.5㎞/ℓ)보다 실제 연비가 우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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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 어코드 HV [사진출처=혼다] |
편의·안전사양에서는 그랜저에 밀린다. 그랜저는 12.3인치 디스플레이, 후측방 모니터, 스마트 전동식 트렁크 등 첨단 편의·안전사양으로 무장했다.
어코드는 대신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탄탄한 기본 성능과
어코드 HV는 연비도 우수하다. 무엇보다 부족한 충전 시스템 때문에 추석 고향길을 '고생길'로 만들 수 있는 전기차와 달리 '충전 스트레스'가 없는 친환경차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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