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추석 명절이 일찍 찾아오면서 명절 연휴 기간 낮 최고 기온이 25~29℃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온이 오르면 세균과 같은 미생물이 증식하기 쉬운데,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아침, 저녁으론 선선한 날씨 탓에 음식물 관리에 소홀하기 쉽다. 특히 명절을 맞아 평소보다 더 많은 식재료로 음식을 준비하고 수일간 보관하면서 다수의 가족들이 모여 함께 섭취하게 되기 때문에 재료의 손질부터 보관까지 더욱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전 부칠 때 필수! 계란 살모넬라균 주의
돼지, 소, 닭 등의 분변에서 주로 발견되는 살모넬라균은 동물의 장에 기생하는 병원성 세균이다. 명절에 전을 부칠 때 많이 소비하는 계란은 껍질에 붙어있던 살모넬라균이 가열 단계에서 죽지 않거나, 계란 껍질을 만진 손, 조리 도구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의 77%는 계란지단을 넣은 음식이 원인이 됐다.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빠르면 1~2시간 이내에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길게는 3일 정도 후에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살모넬라균으로 인해 식중독에 걸리면 복부의 경련성 통증, 설사, 구토, 메스꺼움, 두통, 발열, 식욕 상실 등의 동반될 수 있고, 심하면 혈뇨, 신장기능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계란은 조리 전 껍질을 잘 씻어 사용하고, 껍질을 만진 손도 반드시 깨끗하게 세척해야 한다.
◆익히지 않은 야채로 인한 대장균이 식중독 원인
익히지 않은 야채도 식중독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식중독 원인의 식품 중 채소류가 67%로 가장 많았다. 병원성 대장균이 고온 다습한 여름에 주로 집중해 발생하긴 하지만, 낮 기온이 높고 한 번에 많은 식재료를 다루는 명절 기간에는 식재료 관리에 소홀하기 쉬워 주의를 요한다.
야채로 인해 식중독이 발생하는 원인은 재배 및 수확, 세척 과정에서 분변에 오염된 물이 사용될 수 있고, 이를 가정에서 제대로 세척하지 않고 섭취하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상추, 부추, 배추, 오이 등 익히지 않고 채소를 섭취할 때에는 염소 소독이 가능한 식초 등을 이용해 야채를 5분 이상 물에 담근 후, 물로 3회 이상 세척해야 한다. 또 야채를 곧바로 섭취하지 않을 경우 상온에 보관하지 않고, 반드시 냉장보관하도록 해야 한다.
◆어패류 섭취시 발생할 수 있는 비브리오균
비브리오패혈증을 일으키는 비브리오균은 굴, 회 등 오염된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세균에 오염된 해수 및 갯벌 등에서 피부에 난 상처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국내 비브리오패혈증 발생 현황을 보면 매년 약 50건으로 대장균 감염에 의한 식중독에 비해 흔하게 발생하는 감염은 아니지만, 감염 발병의 70% 이상이 8~10월에 집중되고 있어 이 시기에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비브리오균에 감염되면 발열, 오한, 혈압 저하,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환자의 1/3에서는 저혈압이 동반된다.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에 피부에 발진, 부종, 수포 등이 나타나는데 주로 하지(다리)에서 발생해 확대되는 것이 특징이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박윤선 교수는 "비브리오균 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의 치명률은 50%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만성 간염, 간경화 등 간질환자나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뚜껑 덮은 냄비 상온에 보관하면 퍼프린젠스 아포 증식
다소 생소한 이름의 식중독인 '클로스트리디움 퍼프린젠스 감염증'은 뚜껑을 덮어 상온에 보관하는 음식에서 주로 증식하는 세균으로 인한 감염이다. 퍼프린젠스 식중독균은 공기가 없는 조건에서도 잘 자라고, 열에 강한 아포를 가지고 있다. 보통의 식중독균은 80% 이상 고온에서 1분 이상 가열하면 사멸하는데 반해, 퍼프린젠스균은 고온에서 끓여도 균이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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