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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희숙 셰프 [출처 : SBS 식자회담] |
"셰프를 한 명의 창작자로 생각하고 한식당에 대한 꾸준한 투자 있어야" (권우중 셰프)
"단발적인 국가정책은 지양하고, 꾸준한 발전 전략 필요하다." (이원일 셰프)
한식(韓食)대가들이 대한상공회의소가 국가발전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하는 '식자회담'에서 한식 산업을 놓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 동안 높아져 온 한식의 세계적 인기와는 별개로 한식을 산업 구조화하는 데에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6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가발전프로젝트: 식자회담'에서 조희숙 셰프는 "한식 셰프의 멸종위기가 문제"라며 인재양성 문제가 한식산업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셰프들의 셰프' '한식의 대모'라고 불리는 조 셰프는 "30~40년 전에 요리할 때도 인력난이 있었는데, 지금도 현장에는 사람이 없다"며 "그 동안 사람이 안 키워진 것인데, 그러면 인재 양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식교육 인력 현황을 조사한 결과 품·외식 분야 중 '조리과학 및 조리계열' 재학생의 '한식 분야 일자리' 선호도는 2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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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일 셰프 [사진출처 : SBS 식자회담] |
셰프들은 르꼬르동 블루, 페란디 요리학교와 같이 한식 셰프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기관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그러나 기존과 같은 직업학교 형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봤다.
미쉐린 2스타 '권숙수'의 오너셰프로 유명한 권우중 셰프는 한식당에 대한 투자 멸종을 한식 산업화의 걸림돌로 꼽았다. 그는 "투자를 통해 자금이 들어와야 산업구조의 혁신 및 한식의 고급화가 가능하다"며 "기업이 체육, 예술 등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셰프를 한명의 창작자로 생각하고 투자를 한다면 한식의 산업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원일 셰프는 "한식당 산업화의 아쉬운 점은 국가정책"이라며 해외 한식당에 대한 지원 정책, 홍보 방법들이 너무 단발적인 지원에만 치중돼 있다는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한식산업에 대한 주도권을 잡고 장기적이고 꾸준한 발전 전략을 끌고 가야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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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중 셰프 [사진출처 : SBS 식자회담] |
앞서 '국가발전프로젝트: 식자회담'에 출연한 기업인 식자단(게스트)들은 한식산업화에 대해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 더 많은 분야라고 전한 바 있다. 이들이 매긴 현재 한식의 산업화 점수는 10점 만점 기준 3점에 불과했다.
당시 삼양식품 김정수 부회장만이 시작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5점이라 평가했을 뿐, CJ제일제당 김숙진 그룹장은 "한국인이 한식 외의 음식을 먹는 횟수는 일주일에 적어도 1~2회"지만 "다른 나라에 계신 분들은 한식을 그 정도로 먹지 않는다"며 2점을 부여했다. SPC 파리크라상의 이명욱 대표 역시 "이제 막 발걸음을 시작한 단계"라며 3점을 매겼다.
현장에서 뛰고 있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한식을 산업으로서 육성하고 발전시키려는 전략과 접근은 아직 미흡하다. 날로 치솟는 한식의 인기와는 별개로 산업화와 체계화되지 못하고, 전반적인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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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및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출처 : SBS 식자회담] |
게다가 영세 소상공인이 대다수(84.6%)이며, 5년 생존율이 20.1%('20년 기준)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폐업이 잦은 업종이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산업구조를 개선하고, 푸드테크 육성, R&D 활성화 등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인식, 향후 5년간 9000억 규모의 재원을 투자해 외식산업을 미래 성장 산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최근 발표된 '외식산업 혁신 대책'에는 푸드테크 유니콘 10개 육성, 해외 외식기업 매장 수 5000여개 설립과 같은
대한상의 측은 "앞으로 남은 두번의 식자회담에서는 지금까지 제기됐던 많은 문제점들에 대해 해법을 고민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라 전하며 "이번 식자회담을 계기로 향후 한식 산업화를 위해 관련 업계 의견을 모으는 창구를 오픈할 예정"이라 강조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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