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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푸를 이용한 암치료 모식도 |
간암은 국내에서 7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지만, 최근 5년간 상대 생존율(2015~2019년)은 37.7%로 폐암(34.7%)과 함께 가장 낮다. 간암 환자 3명 중 2명이 5년 안에 사망하는 셈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간암이 한참 경제활동을 하는 40~50대 암 사망률 1위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간암은 간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간은 암적색의 길쭉한 삼각형 모양으로 오른쪽 복부 위쪽에 위치하며 갈비뼈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무게는 체중의 약 2%인 1200~1500g으로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다. 간암은 크게 간에서부터 발생한 '원발성 간암'과 다른 장기 등에서 발생해 혈액이나 림프선을 통해 간으로 전이된 '전이성 간암'으로 나뉜다. 원발성 간암은 간세포 이상에서 생기는 간세포암이 90%정도를 차지한다. 이밖에 담즙의 이동 통로인 담관에 생기는 담관암도 있으며 아주 드물게 맥관육종이란 것도 있다.
간은 '침묵의 장기'로 바이러스, 술, 지방, 약물 등의 공격을 받아 70~80%가 파괴돼도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간암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미비하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피로감, 소화불량, 체중감소, 무기력함, 구역질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간암 크기가 커지면서 점차 피로감과 쇠약감이 발생하거나, 담도를 막아 황달이 발생하고, 간피막을 뚫고 나와 신경을 침범해 통증을 느낀다거나 심지어 파열하면서 출혈과 동시에 극심한 통증, 특히 우측 갈빗대 부위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 간암 원인과 예방법= 국내 원발성 간암 원인의 대부분은 B형, C형 간염바이러스에 기인하는 만성 간질환이다. 간염은 간경변으로 그리고 간암으로 발전한다. 이밖에도 당뇨병 등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다. 비알코올 지방간염을 방치하면 간경변증을 일으키고 간암이 생길 수 있다.
국내 간암 발생 원인의 약 70%가 B형과 C간염에 의한 만성간염이다. B형 간염이 약 60%, C형이 약 10%를 차지한다.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는 정상인에 비해 간암 발생 위험이 약 100배 이상 높다는 것이 대한간암학회의 공식적인 견해다. 따라서 적극적인 개인위생 관리로 B형과 C형 간염 예방을 해야 한다.
만약 간염바이러스 보유자라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초음파와 혈액검사 등 정기적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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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적 간절제술은 초기에 완치를 목표로 이뤄지는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그러나 간 절제술은 효과가 뛰어나지만 재발 확률도 있다. 주변의 혈관을 침윤한 경우 등은 재발 가능성이 높다. 간이식은 현재 의학적으로 가장 좋은 치료법이다. 간이식은 크게 2가지가 있다. 뇌사자의 간을 통째로 옮겨 붙이는 '뇌사자 전 간이식'과 생체(살아 있는 사람) 공여자의 간을 일부 절제해 이식하는 '생체 부분 간이식'이다. 국내는 아직 뇌사자 기증이 활성화돼 있지 않아 부득이하게 생체 이식을 더 많이 하고 있다.
◆ 신(新)의료기술 '하이푸' 원리= 국내에 최근 신(新)의료기술로 도입되어 아직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지는 못했지만 고강도초음파를 이용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하이푸(HIFU)'도 사용되고 있다. 하이푸는 의료용 초음파를 한 곳에 모아 열과 진동에너지를 이용해 종양을 축소 괴사시킨다. 강력한 초음파를 쏘이면 순간적으로 1~2초 동안 65℃이상으로 상승하면서 열에 약한 종양세포를 괴사시키는 것이다. 이때 암세포가 파괴되면서 나온 단백질 등이 인체 면역체계를 자극해 전신 면역기능도 활성화시켜 종양치료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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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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