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반려동물 진찰·입원비 공개

정부가 동물 의료서비스를 대대적으로 개선한다. 정부는 내년부터 동물병원의 진찰·입원·엑스레이검사 등 주요 진료비를 사전에 게시하도록 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동물병원의 진료비를 공개하기로 했다. 또 2024년까지 동물병원에서 사용하는 질병명과 진료행위 항목 100개에 대한 표준을 개발해 보급할 방침이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반려동물 진료분야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반려동물 생명 보장과 동물보호 문화 확산'을 시행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 가구는 606만(25.9%)으로 집계됐다. 4가구 중 1가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 증가하면서 동물병원 의료서비스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럼에도 동물병원별 진료비 편차, 진료비에 대한 사전 안내 부족 등은 문제로 지목됐다. 이에 정부는 우선 소비자단체 및 동물의료 관련 단체 등과 동물병원의 진료비 현황을 조사해 지역별로 공개하기로 했다.
연내 진료 현황 조사설계 관련 연구용역을 마치고 내년 1월부터 전국 4900여개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진료 항목별 진료비, 산출근거, 진료횟수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는 내년 6월까지 누리집 등에 공개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동물병원별 진료비 편차를 줄이기 위해 질병명과 진료행위 절차를 표준화한다. 올해 외이염, 아토피성 피부염, 중성화수술 등 총 10개 진료 항목 표준을 개발하고, 2024년에는 100개 항목으로 확대키로 했다.
특히 내년 1월부터는 진료비를 사전에 알 수 있도록 진찰·입원·엑스레이검사·예방접종 등 주요 진료항목의 비용을 동물병원 내에 게시해야 한다. 중대 수술의 경우 사전에 충분히 안내하고 예상 수술비용도 알리도록 했다.
또 진료비 조사와 진료항목 표준화가 마무리되면 부가가치세(10%)를 면제하는 항목도 늘릴 계획이다. 현재 예방접종, 중성화 수술, 병리검사 등은 부가세를 면제해 주고 있다. 내년에는 해당 항목을 더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전국 동물병원 진료비 현황 파악해 통상 최저·최고가를 정하는 표준수가제 도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동물병원 표준수가제는 1999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율경쟁 유도 방침에 따라 변호사 등의 보수규정과 함께 폐지됐다.
아울러 반려동물 보호자가 의료사고와 분쟁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소비자가 요구하면 동물병원에서 진료부(동물의 진료 정보 등을 기록한 문서)를 의무적으로 제공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송광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