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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이번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대규모기업집단 소속기업 2만8886개사로, 지난 상반기 동안 잡플래닛에 기록된 기업별 만족도 리뷰 약 21만건을 분석해 ▲급여·복지 ▲워라밸 ▲사내문화 ▲경영진 ▲승진 기회·가능성 등 5개 항목을 총 10점을 척도로 점수를 매겨 정했습니다.
1위는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이었는데요. 10점 만점 중 8.38점을 받았습니다. SK텔레콤은 조직문화 혁신 차원에서 직원들이 4주 160시간 내에서 자유롭게 근무시간을 정하는 유연근무제를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회사 조직별·사업별 특성에 맞게 일하는 시간은 물론 공간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서울 신도림, 일산, 분당에 거점형 업무공간인 '스피어'를 마련한 데 이어 서울 광진구 소재 워커힐호텔에도 워케이션(Work와 Vacation의 합성어) 공간을 마련해 본사에 출근하지 않고 이 곳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만든 겁니다.
주 근무시간인 40시간을 채우면 금요일엔 쉴 수 있도록 한 해피 프라이데이 역시 격주 금요일마다 시행 중입니다. 2년 전 월 1회로 도입했다가 올해 상반기부터 월 2회로 확대했습니다. 해피 프라이데이가 있는 주중에 근무시간을 잘 짜면 주 4일처럼 일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이 같은 제도에 만족감을 느낀 SK텔레콤 직원들은 기업 리뷰(후기)에 "완전한 자율근무. 근무시간만 채우면 한 달에 2주는 주 4일제(로 일한다)", "근무시간도 마음대로, 근무지도 마음대로" 등을 남기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또 다른 리뷰에서는 "연봉, 워라밸, 동료 수준까지 모두 완벽", "수준 높은 동료가 많은 편.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 생긴다", "또라이 보존 법칙을 비껴가는 국내 유일의 대기업" 등 함께 일하는 동료를 아끼고 높이 평가하는 내용도 다수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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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회사 성장도 중요한 척도인데요. "모든 사업부문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NH투자증권), "함께 이뤄내는 재미가 있는 회사"(카카오뱅크), "네이버웹툰과 함께 네이버 계열사 중 차세대 성장동력을 보여주는 회사"(스노우) 등 저연차 직원들은 회사의 성장세에 자긍심을 보였습니다.
복지 역시 기업 평가에 빼놓기 어려워 "휴가 (쓸 때) 눈치 안 본다"(NH투자증권), "코로나19 대응 등 상황에 맞는 복지제도를 발빠르게 제공"(스노우), "원격근무, 자율출퇴근제 등 자율적인 근무"(기아) 같은 워라밸 기업 리뷰가 다수 눈에 띄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SK텔레콤 다음으로는 SK하이이엔지, NH투자증권, SK이노베이션, 스노우, 카카오뱅크, 네이버, 카카오, 기아, 넥슨코리아 등이 자리했습니다. 상위 10위권에 IT기업 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겁니다.
사실 IT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동안 기록적인 성장을 보여왔습니다. 비대면 서비스가 사회 곳곳에 자리 잡으면서 개발자 몸값이 높아졌고 이는 업계 전반의 연봉 인상을 이끌어 낸 겁니다.
실제, IT업계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평균 연봉 레벨을 보이고 있는데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한 '연봉킹'이 속한 회사도, 같은 기간 임직원에게 5억원 이상의 보수를 가장 많이 지급한 회사 1위도 모두 카카오였을 정도입니다.
지난 상반기에 조수용 전 카카오 공동 대표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로 324억원의 차익을 거둬 총 361억4700만원을 수령했고, 여민수 전 공동 대표 역시 스톡옵션 차익을 포함해 332억1700만원을 받았습니다. 같은 기간, 카카오가 보수 총액 5억원 이상의 임직원에게 지급한 액수는 1339억7600만원에 달했는데 이는 그룹사 중 SK(1115억1300만원), LG(767억원), 삼성(598억8200만원), GS(283억200만원)를 모두 뛰어넘는 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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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 사무실에서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주요 경영진이 스톡옵션 행사로 상당한 이익을 보면서 보수 평균을 끌어올렸지만, 실제 직원들의 보수는 이에 크게 못 미치는데다 스톡옵션 규모도 임원보다 적어 나온 그대로 보수 규모를 받아들이기엔 빈틈이 있는 셈입니다.
실제, 카카오의 상반기 평균 급여는 9400만원이지만, 스톡옵션 행사이익을 제외한 급여와 상여만으로 계산하면 평균 급여는 5400만원으로 내려갑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 시 네이버는 7110만원이라 평균 급여액 순위가 카카오와 바뀌기까지 합니다.
세금 이슈도 빼기 어려운데요. 여 전 대표와 조 전 대표만 하더라도 스톡옵션 행사 시 차익에 대한 소득세를 내야 하는데 세금이 15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상반기 보수의 절반에 달하는 수준으로, 여기에 수십억원의 지방소득세와 근로소득세까지 추가됩니다.
복지와 연봉도 최상위 수준인 IT업계이지만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전환) 이후 장기적 성장성엔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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