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장관 "시스템 정비 추진하고 임차인 보호위한 실질적 대책 특약 신설"
↑ 서울 도심 아파트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앞으로는 전세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전세 계약 체결 직후에는 집주인의 해당 주택 매매나 근저당권 설정이 금지될 예정입니다.
전세 계약 전, 집주인은 임차인에게 보증금보다 우선 변제되는 체납 세금이나 대출금 등이 있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합니다.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는 최대 1억 6천만 원까지 저리 긴급대출을 제공하고, 최장 6개월까지 시세의 30% 수준으로 거주할 수 있는 임시 거처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국토교통부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세 사기 피해 방지방안'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습니다.
이번 대책은 지난 7월 20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제3차 비상 경제 민생회의'에서 보고된 '주거 분야 민생안정 방안'의 후속 조치입니다.
↑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전세사기 피해 방지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당시 윤 대통령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 전세 사기 범죄를 강력히 단속해야 한다면서 '깡통전세'가 우려되는 지역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전세 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원 장관은 "전세 사기를 근절하기 위해 피해를 미리 예방하고, 부득이하게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신속히 구제하는 한편, 범죄자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한다는 원칙에 따라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먼저 전세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 임차인의 대항력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에 '임차인의 대항력 효력이 발생할 때까지 임대인은 매매나 근저당권을 설정하지 않는다'는 특약을 명시하도록 제도를 개선한다고 밝혔습니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을지라도 효력은 '그다음 날 0시'부터 발생합니다.
↑ 전세 임차인 대항력 발생 시점 / 사진 = 연합뉴스 |
따라서 전세 계약 직후 집주인이 주택을 매도하거나 은행에서 담보대출을 받고 저당권을 설정하면 임차인의 보증금이 순위가 밀려 보증금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원 장관은 "현행 법률·시스템에 따라 확정일자를 받는 즉시 임차인에게 법적 대항력을 부여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있다"며 "시스템 정비를 먼저 추진하고, 그전에라도 임차인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으로 특약을 신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금융권에도 주택담보대출을 할 때, 임대차 확정 일자 부여 현황을 먼저 확인하고, 주택담보대출 신청이 들어오면 전세보증금을 감안하는 방안으로 시중 주요 은행들과 협의할 예정입니다.
임대인은 전세 계약 전, 임차인에게 세금 체납 사실이나 선순위 보증금 규모 등의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합니다.
전세 계약 후에는 임대인의 동의 없이도 임대인의 미납세금 등을 확인하도록 법을 개정할 예정입니다.
한편 담보 설정 순위와 관계없이 임차인 보증금 중 일정 금액을 우선 변제해주는 '최우선 변제 금액'은 상향을 추진합니다.
현재 최우선 변제 금액은 ▲서울 5천만 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4천 300만 원 ▲광역시는 2천 300만 원 ▲그 밖의 지역 2천만 원인데, 법무부 심의를 통해 상향 수준을 정하고 연내 관련법 시행령을 개정합니다.
또한,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의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할 때, 연립·다세대·도시형생활주택 등에 적용되는 주택 가격은 현재 공시가격의 150%에서 140%로 낮출 전망입니다.
현재 HUG는 신축 빌라 등의 경우 시세 산정이 까다로워 공시 가격의 150%를 집값으로 인정해주는데, 이때 전셋값이 매매 가격보다 높은 경우가 빈번히 발생해 '깡통전세'를 악용한 전세 사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 전세사기 피해 방지 방안 / 사진 = 연합뉴스 |
전세 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강화되지만, 전세 사기범에 대한 처벌은 강화합니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에게는 주택도시기금에서 1억 6천만 원까지 연 1%대 저리로 긴급 자금 대출을 지원하고 임대주택을 최장 6개월까지 시세의 30% 이하로 거주하도록 임시거처를 제공합니다.
또한 전세 사기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이달 중 서울을 시작으로 내년 서울·경기·충청 등 3곳에 '전세 피해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법률 전문 변호사, 법무사 등을 연결해 전세 관련 상담과 피해구제 및 지원에 나설 전망입니다.
전세 사기 의심 매물 신고를 하면 포상을 제공하는 제도도 도입됩니다. 공인중개사 등이 전세 사기 의심 매물 등을 지자체에 신고하면 소정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이어 악의적인 전세 사기 적발을 위해 내년 1월까지 국토부와 경찰청이 특별 합동단속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전세 사기범에 대한 처벌은 강화되는데, 전세 사기 가해자에게는 임대사업자 등
원 장관은 "청년층이나 서민에게 전세자금은 거의 전 재산이기에 더는 전세 사기 등의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날 대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제도 정착을 위한 입법과 현장 준수 여부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