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상승에 7월 교역조건 역대 최악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우리 경제의 교역조건이 16개월 연속 악화됐다. 수출입 가격을 기준으로 교역조건을 보여주는 지표인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통계를 집계한 1988년 1월 이래로 역대 최저까지 떨어졌다. 수출입물량 변동까지 반영한 소득교역조건도 6개월 연속 나빠졌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잠정)' 통계에 따르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2.55(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4% 하락했다. 하락폭은 2011년 8월(-12.4%) 이후 11년 만에 최대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1단위 가격을 수입상품 1단위 가격으로 나눈 지표다. 수입가격이 수출가격에 비해 빠르게 상승하면 악화되는 구조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7월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했음에도 지수가 최저치를 기록한 것에 대해 "수출입에는 통관 시차가 있기 때문에 4~6월의 수출입물가지수에 시차를 적용해 순상품교역지수를 작성했다"며 "7월 국제유가 하락폭은 8월에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7월 두바이 유가가 103.13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1.4% 상승했고, 원자재 가격도 오르면서 수입물가지수가 큰 폭 상승했기 때문에 8월에도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 순상품 및 소득 교역조건지수 등락률 [자료 출처 = 한국은행]

가격만을 고려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에 수출입 양까지 고려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103.16)도 전년 동월 대비 8.4% 하락하면서 6개월 연속 악화됐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해 받은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외국산 제품의 양을 말한다.
지난달 달러기준 수입금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2.7% 상승했다. 기계 및 장비 등이 내렸지만 광산품,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 품목이 증가했다. 수입물량지수는 원유, 반도체 등의 수입이 늘어나면서 광산품,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4.0% 올라 상승 전환했다. 수출금액지수는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이 증가해 전년 동월 대비 8.1% 상승했고, 수출물량지수는 반도체, 자동차 등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3.4% 올랐다.
[박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