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임직원, 억대 연봉에도 고객 돈 슬쩍…6년간 횡령액 '1704억 원'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327회 횡령 사건
올해 8월 기준 횡령 사고 피해액 876억 원…6년 전보다 '6배'
금융권 중 은행 횡령 규모 가장 커
신협·단위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사 사고 빈발

↑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이미지 / 사진 = 매일경제

억대 연봉을 받는 은행 등 금융사 임직원들의 지난 6년간 횡령액이 1,700여 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오늘(29일) 나타났습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무소속)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78개 금융기관에서 총 327회, 1,704억 원의 횡령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금융권 횡령 사고로 인한 피해액은 2019년(131억 원)부터 2021년(261억 원)까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금융권 횡령 사고 피해액은 올해의 경우 8월까지 합계만 무려 876억 원에 이릅니다.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대규모 횡령 사건의 영향으로 풀이됩니다. 2017년 연간 합계액 144억 원보다 6배 이상 증가한 규모입니다.

횡령 규모가 가장 큰 금융권은 은행으로 89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다음은 상호금융(256억 원), 자산운용(167억 원), 저축은행(149억 원) 순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금융사별 임직원 횡령액은 우리은행이 716억 원으로 가장 컸습니다.

다음으로 단위농협이 153억 원, 하나은행 69억 원, 수협 68억 원, 신협 61억 원, NH농협은행 29억 원, IBK기업은행 27억 원, KB손해보험 12억 원, 삼성생명 8억 원, 신한은행 7억 원 순이었습니다.

임직원 횡령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금융권은 신협·단위 농협·수협 등 상호금융사가 13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은행 94건, 보험사 67건, 증권 15건이 뒤를 이었습니다.

개별 회사별로 보면 단위농협이 59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다음으로 신협 58건, 수협 19건, 하나은행 17건, 농협은행 15건, 신한은행 14건, 기업은행 10건, 우리은행 9건, KB국민은행 7건, 삼성생명 5건 순입니다.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 사진 = 매일경제

지난 6년 간 3회 이상 횡령 사고가 발생한 은행, 보험, 상호금융 11개사의 등기 임원들은 이 기간 642억 원에 달하는 연봉과 성과급을 받았습니다.

261억 원의 횡령피해가 발생한 지난해에도 등기 임원은 168억 원을 챙겼습니다.

양정숙 의원은 "동일한 금융사에서 횡령 사고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재발 방지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횡령 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경영진과 임원들이 사고 발생 당해 연도까지 고액 연봉과 상여금을 챙긴 것은 금융계의 고질적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