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 비중이 높아지면서 방사성 폐기물도 늘고 있지만, 처분 시설은 이미 포화 상태로 접어들고 있죠?
그래서 오늘(26일) 저준위 방폐장 2단계 공사가 시작됐는데, 위험도가 가장 높은 고준위 방폐장은 여전히 계획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병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하 80m로 내려가니 4km 길이의 대형 동굴이 나타납니다.
여섯갈래로 나뉜 길에는 각각 지하 130m까지 파인 돔 형태의 콘크리트 공간이 나옵니다.
중준위 이하 방사성 폐기물 10만 드럼을 영구 보관하는 장소로, 지난 2014년에 완공돼 운영 중인 1단계 처분시설입니다.
▶ 스탠딩 : 안병욱 / 기자
- "지하동굴인 이곳은 전체 수용 용량 중 약 26%의 방사성 폐기물을 현재 영구 보관 중입니다."
국내 24개 원자로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유일한 곳이다 보니, 공간 부족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에 따라 지상에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을 만드는 2단계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2015년 건설 인허가 신청 후 7년 만의 착공식으로, 2,621억 원을 투입해 2024년에 완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상에 농구 코트 면적의 처분고 20기를 만들어 그 안에 방사성 폐기물을 채운 후 밀봉하는데, 12만 5천 드럼 규모를 수용합니다.
문제는 사용 후 핵연료라 불리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은 아직 처리시설이 없다는 점.
현재는 원전 부지 안에 임시 보관 중인데, 이대로라면 10년 내로 고리·한빛원전부터 포화 상태가 됩니다.
▶ 인터뷰 : 이창양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과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R&D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준위와 달리 고준위는 위험도가 높아 시설 부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과의 심한 갈등이 예상됩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obo@mbn.co.kr]
영상취재 : 오현석 VJ
영상편집 : 오광환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