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일지'를 오랜기간 쓰질 못했습니다. 매일 하나씩은 아니더라도 자주 쓰려고 했는데 여유가 나질 않네요.
최근에는 '유통 판 뒤집는 소비자' 기획을 준비하느라 시간을 내지 못했습니다. 1탄으로 '대형마트-프랜차이즈 반값치킨 전쟁'을 다뤘습니다. 기획기사가 나간 다음 뷰포인트로 '청와대 정무수석이 통닭값 보고하자 이명박 대통령이 한 말은?'이란 칼럼을 썼는데 댓글이 320개나 달렸습니다. 기획기사 뒷 얘기가 재미있었던 모양입니다.
2탄으로 '수입산 반값 우유'를 다뤘습니다. 국산 우유가 연간 10만톤이나 남는데도 가격은 계속 오르니 소비자들이 국산 우유의 절반 가격인 폴란드 우유를 찾아내 인터넷으로 주문해 마시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취재 뒷 얘기를 오늘자 매일경제신문 기자24시 '나는 서울우유를 마시고 싶다'에 담았습니다.
제목만 본 지인들 중에는 '서울우유' 홍보 칼럼이냐고 연락을 주신 분도 있습니다. '국산우유' 홍보 칼럼이라고 답을 드렸습니다.
칼럼에도 썼지만 우유 소비자로서 '서울우유'와 같은 국산우유가 당당하게 버티길 기원합니다. 수입우유가 국내 우유시장을 대체하면 수입 우유가격도 오를 겁니다. 우리 자녀들이 교실에서 폴란드산 멸균우유를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기획기사를 준비하고 칼럼을 쓰면서 사료값 인상에 힘들어 하는 축산농가의 입장을 여러번 생각해 봤습니다. 하지만 한 대형 식품업체 대표의 '한 마디'가 용기를 줬습니다. 그는 "한국 우유산업이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수입산에 밀려 모두가 다 죽는다"라고 진단했습니다.
칼럼이 나가자 서울우유 홍보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서울우유 조합원 축산농가에도 1곳당 700만원씩, 모두 100억원 이상 지원된 셈이다"라는 문구가 사실과 다르다는 겁니다. 서울우유는 농가당 700만까지 지원받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칼럼은 추산치였기 때문에 서울우유에 정확한 수치를 요구했는데 "내부자료라 전달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는 답변이 왔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여러 곳에 알아보니 서울우유의 경우 낙농진흥회 소속이 아니어서 '가공원료유 지원금'으로는 농가당 700만원이 안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학교우유 급식 등 전체적으로는 서울우유 소속 농가 보조금이 농가당 700만원 이상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10년간 서울우유에 지원된 정부 보조금 자료도 살펴봤습니다.
기자
서울우유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길 기대합니다. 그보다도 서울우유가 국산우유를 계속 마시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김기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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