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한국 외환보유액, 양호한 수준"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며 '외화안전판'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이 전 고점 대비 6% 이상 줄었지만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적정 외환보유액과 관련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7월 기준 4386억달러로 전 고점이었던 지난해 10월 4692억달러에 비해서는 6.6% 감소했다. 올 들어 미국 통화 긴축이 본격화하며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로 환산한 외환보유액이 줄고 있고 원화값 급락을 방어하려는 외환당국의 자금 수요가 겹친게 주요 원인이다. 여기에 무역수지가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적자를 기록하며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줄고 있는 것이다.
다만 현경연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비교했을 때 최근의 외환보유액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낮았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12월께 외환보유액은 204억달러로 전고점(1997년 7월) 대비 39.4% 줄었다. 2008년 11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외환보유액은 전고점(2008년 3월)보다 24.1% 감소한 2천5억달러 수준이었다.
현경연이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기관의 방법론을 활용해 적정 외환보유액을 추정했을 때도 국내 외환보유액 수준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IMF가 제시한 방법에 따른 적정 외환보유액 기준치는 4303억달러선으로 올 2분기 기준 외환보유액은 이보다 1.8% 많았다.
다만 적정 외환보유액에 대한 기준이 엄격한 국제결제은행(BIS) 방식에 따르면 적정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BIS 방식의 적정 외환보유액은 7839억달러로 2분기 기준 외환보유액보다 78.9% 많다.
현경연은 "외환보유액이 과거 위기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다"며 "대내외 리스크를 고려해 적정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계속 관리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