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에서 고물가 현상으로 인한 '짠테크'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 고가의 백화점 상품권 거래가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5000원 미만의 모바일 상품권이나 쿠폰을 중고거래하는 2030세대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21일 중고나라에 따르면 회사가 올해 4~7월까지 중고나라 이용자의 주요 거래 패턴을 분석한 결과, 개인간 모바일 상품권·쿠폰 거래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플랫폼에 등록되는 상품 규모부터 크게 증가했다. 올해 4월 중고나라 플랫폼에 등록되는 모바일 상품권 상품 등록 규모는 73억원 수준이었으나, 6월에는 98억원으로 증가했고, 7월에는 110억여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황솔희 중고나라 데이터팀 매니저는 "기존에는 모바일 상품권·쿠폰 거래는 고가의 백화점 상품권이 일반적이었다"며 "최근에는 2030세대들이 4000원 이하의 모바일 상품권·쿠폰을 액면가 대비 평균 80%, 최대 60%까지 할인된 금액으로 적극 등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 매니저는 "물가 상승으로 소비에 부담을 느낀 이용자가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거래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CU 편의점, GS 편의점 모바일 상품권 등록이 가장 활발했다. 세대별로는 10대는 문화상품권, 20~50대에서는 스타벅스 쿠폰과 편의점 상품권 등록이 많았다.
짠테크 분위기와 함께 엔데믹에 따른 외부 스포츠 활동 관련 트렌드도 감지된다. 남성 고객의 경우 골프 관련 용품의 거래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시점인 4월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여성의 경우는 줌바웨어와 폴웨어 등 스포츠 의류 관련 거래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중고나라는 '추억 소환 이벤트, 상금 100만원을 드려요' 행사를 진행하고, 2004년 이전에 나온 디지털카메라나 캠코더를 최대 100만원에 사들인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2004년 이전 출시된 제품을 중고나라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하면 회사가 구매 가치가 높은 상품을 직접 매입하는 것이다. 중고나라 측은 "이용자들의 다양한 상품 등록을 유도하고 중고거래 경험을 확산하기 위함" 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디지털 빈티지'라는 이름이 붙어 시대적 상징성을 띤 디지털 기기에 대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2001년 출시된 애플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이 대표적이다. 2000~2005년에 출시된 휴대폰, 카메라, 게임기, 음향기기 등 상품 등록이 증가하는 추세다.
중고나라가 진행하고 있는 '핸드폰 추억 소환' 이벤트에서도 이른바 한예슬폰으로 알려진 '팬택 SKY IM-S110'과, 삼성전자의 마지막 PDA 시리즈 모델인 삼성 미라지 'SPH-M4800' 미사용 제품 등 희귀한 피처폰이 다수 등록됐다.
중고나라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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