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뜨거운 감자죠.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과연 전통시장을 보호하는 필수적인 장치인지, 아니면 폐지해야 할 낡은 규제인지 논쟁이 치열합니다.
저희 데이터취재팀이 빅데이터를 분석해 그 논쟁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봤습니다.
데이터M 민경영, 박은채 기자입니다.
【 기자 】
▶ 인터뷰 : 정동식 / 전국상인연합회 회장 (지난주)
-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유통 대기업의 독과점과 유통시장 거래 질서 왜곡을 방지하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전통시장을 보호하자고 도입한 대형마트 의무휴업, 취지만큼의 효과가 있었을까요?
MBN데이터취재팀은 빅데이터 전문 업체 TDI의 차량 내비게이션 데이터 7천만 건을 분석해봤습니다.
먼저 대형마트 주별 이용객 증감 추이와 시장, 백화점 등 경쟁업종과의 상관계수를 계산했습니다.
절댓값이 0.3 이상이면 서로 연관성이 있다는 뜻인데요.
백화점은 0.42, 쇼핑몰은 0.56.
그러니까 이 두 업종은 마트 이용객이 줄면 이용객이 함께 줄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전통시장, 아울렛, 편의점은 모두 절댓값이 0.3 아래였습니다.
마트 휴무와 전통시장 이용객 증감은 별 관련이 없었던 거죠.
그러면, 대형마트가 쉴 때 소비자들은 어디로 갔던 걸까요?
새벽 배송으로 유명한 대형 장보기 앱의 이용자 수와 대형마트 이용객 수의 상관계수를 같은 방식으로 구해봤는데요.
수치는 -0.67, 마트 이용객 수가 감소하면 앱 이용자 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분석 결과를 모두 종합해보면 대형마트가 쉴 때 소비자들은 그 대안으로 전통시장이 아닌 장보기 앱을 선택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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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탠딩 : 박은채 / 기자
-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마트가 쉬는 날 왜 전통시장을 찾지 않았을까요? 저희가 직접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운영과 관련한 정보가 부정확해 불편하다는 의견부터,
▶ 인터뷰 : 윤소희 / 서울 중계동
- "시장도 일요일 이럴 때 안 여는 곳도 있더라고요. 시장까지 찾아가거나 이럴 생각은 못 하는 것 같아요."
아예 시장을 방문해 본 경험이 없다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이도현 / 서울 성수동
- "주로 쿠팡을 이용하고 아니면 기다렸다가 다음 날에 대형마트를 최대한 이용…시장에 가본 경험이 없어서…."
대형마트 소비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형마트가 휴업일 때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소비자는 전체의 16%에 불과했습니다.
▶ 인터뷰 : 이 영 /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마트 규제와 관련해) 산업적인 구도의 변화나 코로나 이후의 영향 평가가 이뤄진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관련한 평가가 선행이 되고 나서…."
정부는 오는 24일 2차 규제심판회의를 열고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MBN 뉴스 박은채입니다.
[민경영 business@mbn.co.kr, 박은채 icecream@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그래픽 : 송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