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열로 데운 온수는 인근 비닐하우스로…방울토마토 생육 속도↑
![]() |
↑ 온수 무상공급받는 방울토마토 비닐하우스 |
충남 청양군의 한 비닐하우스 농장주 A 씨는 '쑥쑥' 커가는 방울토마토 때문에 고민입니다. 잘 자라는데 왜 고민이냐고요? 자라도 너무 잘 자라기 때문입니다. 다른 농가는 이틀에 한번만 수확을 한다고 하는데, 매일 수확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생육 기간이 짧아도 당도가 높아 주문은 밀려오고. 수확한 토마토 소비자들에게 보내야 하는데, 갈수록 힘에 부친다는 게 A 씨의 행복한 고민입니다.
그런데 A 씨 농장의 방울토마토는 왜 이렇게 잘 자라는 걸까요? 비밀은 바로 옆 칠성에너지라는 가축분뇨를 처리해 에너지로 만드는 업체에 있었습니다.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폐열이 발생하는데, 이 열로 데운 온수를 무상으로 공급받고 있었던 겁니다. 온수는 비닐하우스 곳곳에 설치된 배관을 타고 움직이면서, 한겨울에도 내부 온도를 작물이 자라기 적당한 13~18도로 일정하게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다른 농장보다 방울토마토의 생육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입니다. 또, 발전 폐열을 활용하면서 A 씨는 매년 면세등유 등 난방비로 들어가던 1억 원이 넘는 돈을 절약하게 됐고, 온실가스도 247톤이 감축되는 효과를 봤습니다.
![]() |
↑ 충남 청양군 칠성에너지(사진: 공동취재단)11 |
A 씨만 가축분뇨의 혜택을 누린 게 아닙니다. 하루에 가축 분뇨 205톤, 음폐수 30톤을 처리해 생산된 퇴비와 액비는 작물이 잘 자라도록 농경지에 살포됐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로는 전기를 생산해 한국전력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생산량은 440kwh, 연간 판매 수익은 1억1,000만 원 정도입니다. 화석연료를 쓰지 않다보니 매년 2,500톤가량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가축 분뇨의 냄새 때문에 처음에는 주민들이 기피했지만, 최근에는 선호 시설로 환영받는 곳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현장간담회에서 농업·농촌에서 신재생에너지 활용이 확산할 수 있도록 과감한 제도 개선과 정책 강화, 기술개발 및 보급 확대 등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가축분뇨의 놀라운 변신, 앞으로도 맹활약을 기대합니다.
![]() |
↑ 정황근 장관 신재생에너지 활용 현장 간담회(사진: 농림축산식품부) |
[ 김경기 기자 goldgam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