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세계지식포럼 참가했던 박홍근 교수 [매경DB] |
하버드대학교에서 뇌의 움직임을 기계적으로 해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박홍근 석좌교수는 지난 10일 서울국제포럼 '효당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박 교수에 따르면 10년 전 미국 백악관과 국립보건원(NIH)이 '브레인 이니셔티브'라는 두뇌 관련 연구 프로젝트를 발동했을 때, 처음으로 사지마비가 된 인물이 뇌 신호를 활용해 로봇 팔로 커피를 마시는 연구결과 시연을 한 일이 있다. 당시에는 사람의 머리에 큰 기계를 얹어야 했고, 6개월 동안 로봇 팔 가동을 위해 데이터 훈련을 시키는 등 준비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일런 머스크의 '뉴럴링크'와 같이 원숭이와 돼지 등의 머리 속에 칩을 심어 무선으로 이를 컴퓨터와 연결해 두뇌와 기계를 연결시키는 일이 가능해 지고 있다. 박 교수는 "금방 될 거라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게 되는구나 싶어 놀랐다"라고 말했다.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스탠퍼드 하버드 등과 같은 대학교들의 연구도 활발해 지고 있고 회사들과 주요 대학 간 공동연구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에 반해 뇌-기계 연결이 이뤄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참혹한 일들도 많다. 누군가 해킹을 통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뇌 신호를 넣어서 로봇 팔을 조작한다면? 중장비 기계를 뇌파로 조작하던 사람이 잠시 딴 생각을 하는 바람에 대형사고가 발생한다면? 인간의 두뇌 속에서만 존재하던 차별과 편견이 기계를 통해 나타난다면? 박 교수는 "뇌-기계 연결 기술은 의학적 영향 뿐만 아니라 사회적 영향들이 클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미국에서도 '브레인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를 위해서 전체 연구비의 5% 정도는 사회적 영향, 윤리적 문제점들을 연구하는데 쓰고 있다"고 말했다.
↑ 박홍근 하버드대 화학·물리학과 석좌교수가 10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열린 서울국제포럼 효당강연에서 뇌와 기계의 인터페이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신현규 기자] |
서울대 수석 졸업, 대학 재학 중 국제학술지 논문 발표, 한국인 최초의 하버드대 종신교수 등 화려한 이력을 갖고 있는 박 교수는 1991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분자전자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평가받는다. 분자전자과학이란 전자회로를 구성하는
한편 서울국제포럼은 이홍구 전 국무총리 주도로 만든 비영리사단법인으로 '효당강연'이라는 이름으로 국제적 명망이 있는 학자들을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이 1회 효당강연이다.
[신현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